어버이날
부모들은 아마 알 것이다 어버이날에 아이가 해주는 것보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가슴팍에 달린 카네이션이나 아이가 써주는 편지는 대견스럽고 감동스럽지만 그것보다 더 아이가 올바르고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는 올해에도 카네이션을 접어왔다 내가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적지만 용돈 보내 드리는 것처럼 말이다 막상 느끼는 거지만 선택권이 없는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가 과연 고마움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다 큰 성인 남녀의 사랑의 결실이 아이라지만 결국 아이가 태어나게 된 것은 부모의 선택이지 아이의 선택은 아니란 생각도 든다
아이를 안아준다
"아빠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많이 부족한 아빠지만 아빠 많이 사랑해 줘서 고마워."
언제까지 아이의 카네이션 접기가 계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 자식을 세상에 나오게 해 줬다는 것이 부모의 자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나오고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그리고 올바른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될 때 까지 부모가 할 일을 다하는 게 오히려 부모로서의 자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어떤 아빠가 티브이에 나와서 아이를 가르치고 입히고 이런 것들을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 돌려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나는 그게 퍽이나 무책임한 말이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선택권이 없던 아이에게 강요라니 만약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당신 같은 사람을 부모로 선택했을까?
올바른 애정과 소통이 아이와의 유대감을 높이고 정상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 그런 면에서 공주와 나는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솔직히 자신은 없다 어찌 되었든 부모의 자리 중 한자리가 비어있게 되었고 전처는 면접 교섭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와의 다른 성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학교에서도 태권도에서도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고 선생님들께 특별한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그래도 평범하고 무난한 아이로 자라고는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론 또 그게 걱정이다 불평도 불만도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때도 쓰고 억지도 부리는 게 아이의 특성이건만 나처럼 다른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을 시간을 조용히 넘기고 성인이 다 돼서야 오춘기가 오면 큰일인데 싶다
"공주 가끔은 떼쓰고 가지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 아빠가 말 잘 안 들어주면 화내고도 그래."
"아빠는 잘 들어주는데?"
"아냐 아빠도 가끔 까먹고 잊어먹고 잘 안 들리고 그럴 때 있어요."
"네 그럴게요."
카네이션을 주는 용무를 마친 공주는 자기 방으로 총총 사라진다 이제 또 숙제를 마저 하고 게임을 하던지 유튜브를 보던지 핸드폰을 만지던지 할 것이다
아빠로서 잘하고 있는지 가끔은 의구심이 든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아이와 내가 편한 게 가장 좋은 게 아닐까? 그저 운으로만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신이 진짜로 있다면 공주를 잘 봐주면 좋겠다 내 몫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