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2)
토마토 근황 보고
토마토 화분, 나팔꽃 화분 처음에는 이랬다.
나팔꽃과 토마토 글을 올린 지 벌써 2주 정도 지난 것 같은데 근황을 좀 알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 방울토마토를 정확히 어떻게 키우는지 몰라서 옷걸이를 길게 펴서 줄기를 묶어 올려주고 있긴 한데 슬슬 화분을 옮겨주던가 해야 할 듯싶다, 다행히 제때 물을 잘 줘서 인지 꽃도 피고 열매 몇 개 맺었다
"아빠아! 열매가 생겼어요!"
"어디 어디요?"
아이의 외침에 가보니 아래쪽 꽃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 녹색으로 작은 방울토마토가 매달려있는 게 보인다 회사에서도 식물에 물주라면 귀찮기 그지없어 몇 번 죽였던 내가 토마토를 열매가 맺을 때까지 키우다니 참 대견하다 싶다 식물 하니까 또 옛날 생각이 난다, 앞에 썼던 그날의 기억 2편에 나왔던 2층 전셋집 살 이때 할머니가 2층 화분에서 가지를 키우셨었다 보라색 가지, 내가 가지 볶음을 좋아했었는데(어린이 입맛이 아녔었나?) 할머니께서 잘 먹으니까 마당에 심으시고 물을 주게 하셨다
"물을 좀 팍팍 줘야지 그렇게 쪼금 주면 어떻게 혀."
"세게 주면 애들 쓰러질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럴 때면 할머니는 내 손을 잡으시곤 같이 천천히 흠뻑 가지에 물을 주시곤 했다 지금 내가 그렇다 물을 쪼르르 주는 딸의 손을 잡고 같이 흙이 충분히 적셔질 정도로 주고 있다, 아이의 눈이 반짝거린다
"아빠! 이거 익으면 따먹을 수 있어요?"
"아마도요?? 근대 화분이 작아서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는지 모르겠어요 영양분이 많아야 토마토가 맛있을 텐데."
"그럼 화분도 큰집으로 이사시켜줄까요?"
"말 나온 김에 오늘 합시다."
"약속."
다이소 용품들
아이 손가락을 잡고 약속을 한다 옆에 있는 나팔꽃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란다 덩굴식물이라 그런지 대라도 하나 세워줘야 할 듯싶다 잡을 대가 없어서 위태위태해 보인다 퇴근하면서 다이소에서 지지대를 사 왔다 저녁을 먹고 간단히 치우고 화분을 거실로 가져와 신문지를 깐다 화분이 작은 편이라 지지대를 꽂아도 바로 서지 못할 거 같아서 대를 꽂고 베란다 유리에 살 짤 기대 놓는다 토마토 화분은 쪼개버리고 큰 화분으로 옮겨준다 배양토 한 팩을 바닥에 깔고 토마토 화분을 쪼개서 안에 있던 흙을 그대로 새 화분에 쏟아 버린다 그리곤 그 옆을 다른 배양토 팩을 터서 뿌리고 단단히 고정시킨다, 아마 이제 뿌리가 더 자라면서 흙을 단단히 붙잡을 것이다, 토마토용 대를 화분 중앙에 꽂는다 화분 깊이가 있어서 인지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스스로 자립한다, 아이방에서 색색의 끈을 가져와 줄기를 살짝 지지대에 매어준다 토마토가 얼마나 클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더 클 것 같다
햄스터 키우는 것도 토마토 키우는 것도 아이한테는 신기한 배움인 것 같다 요즘은 게임도 조금씩 할 줄 알게 돼서 흥미를 잃어버릴까 걱정이지만, 내가 베란다에서 가만히 앉아서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도 다가와 옆에 앉아서 같이 봐주는 게 좋다 아마도 우리 세대와는 또 다르기에 어떻게 크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세대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한다 올곧은 생각이 올곧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내 아이도 그렇게 되길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싶다(일단 나부터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