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9)

미워할 권리

by 시우

살다 보면 다양한 감정들이 많지만, 나는 아내한테 느끼는 이 감정이 애증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좋아했으니까 생기는 증오, 살다 보면 준만큼 돌려받을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나와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내의 그런 행동들은 뭐랄까 우린 결국 다른 사람이었구나 싶게 만든다


하나하나 다 맞는 부부는 없다, 다만 살아가면서 맞춰갈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다만 대부분의 관계에서는 맞춰줬던 사람이 끝까지 계속 맞춰주던가, 서로 주고받으면서 맞춰주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어느 순간 상대의 배려가 당연한 게 되어버리는 순간이 오고, 내가 해줬던 것들이 결국은 당연하게 취급되는 순간부터 마음에 벽이 생기기 시작한다.


말은 쉽다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맡은 일을 잘하면 집은 잘 굴러간다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맞는 건 맡은 일을 잘해야 한다는 건 맞고, 잘 굴러간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상대 일도 해봐야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 눈만 떼도 우는 아이라면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엄마 냄새가 안 나면 울고 눕히면 울고 자다가도 울고 엄마도 울고 싶은 마음일 텐데 밖에서 일하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이 좀 조용히 좀 시켜보라고 화를 낸다면? 아마 아내 입장에서는 열 받는 일 일수밖에 없다 반면에 새벽같이 출근해서 회사에서 치이고 커피 한잔 마실 틈 없이 저녁도 못 먹고 야근까지 하고 집에 딱 들어왔는데 집에 밥 한 톨 없이 밖에서 들어왔으면 나 좀 쉬게 애 좀 봐하면 남편 입장에서도 화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주님이 만들어 오신 케이크


그래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뭐든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말, 속된 말로 주둥이로만 하는 건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도 알 수도 없다 부부의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책으로 얻는 경험과 실제로 부딪혀서 얻는 경험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느끼는 경험의 숙련도와, 얻어지는 결과물도 천지 차이이기도 하고 고로 부부도 서로의 일에 대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 기본이고 직접적으로 해본다면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좀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말이야 쉽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제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결국 인간은 해본 만큼 혹은 할 수 있을 만큼은 결국 하게 된다 상대방처럼 익숙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해본 다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결과도 좋으면 좋겠지만 매번 좋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다만 인생을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확률이다, 내가 하는 일이 우연히 나와 적성이 맞을 확률, 다른 좋은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확률, 그리고 좋은 기회가 올 확률 같은 것, 그리고 덧붙여 노력을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그러기에 내가 잘 못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아예 하지 않으면 확률은 0이다 0은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뭐라도 해야 0.1% 확률이라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 년에 한 가지씩 다방면에서 자격증을 따면서도 재미를 느꼈던 건, 배울 때의 힘듬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도 나랑 똑같은 사람인데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지.'로 시작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처음 해보는 것들은 어렵기도 했고 영상으로 보는 것만으로 저게 가능할까 였지만 하다 보면 결국에는 어설프게라도 따라 하게 되고 그래도 더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영상에 보였던 사람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근처까지의 수준까지는 올라간다, 그게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영상에서 나온 사람들 수준까지 가려면 지금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지만(나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생각보다 좋아한다)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는 시간 적인 여유가 없다고 본다, 목표가 있어도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겠지만, 길에서 낙오되는 순간 우리는 그 길을 포기하게 만든다, 다양한 길은 일반 사람한테는 극히 바늘구멍 같고 소위 말하는 있는 사람들에게나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얻고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때문에 쥐뿔도 없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아무것도 없어도 먹고살만한 정도의 삶은 제공해줘야 한다는 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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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스테이크, 감자수제비


꼰대들이 말하는 눈만 낮추면 먹고 살길이 넘치는데 일도 안 하고 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답게 살 권리, 일한 만큼 받을 수 있고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를 걱정 없이 다닐 일터, 겨우 누울만한 공간의 집에서 살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배우자와 행복하게 살만한 집을 가질 권리,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식생활이 가능하고, 주변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독사 하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 같은 것들 말이다 위에서 말하는 노력이랑은 좀 거리가 있지만(예초에 우리나라 집값이 노력으로 가질만한 가격인가?) 어찌 되었든 우리도 아등바등 노력하면서 살지 않는가


처음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미워할 권리 같은 게 애초에 있을까 싶다, 어차피 마음이란 건 내가 선택하는 것이고 이 선택에 대해서 후회할지 추억할지는 조금 세월이 지난 후에 알게 될 것이다, 다만 우리가 배워왔던 것처럼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 선택이 나중에 나에게 후회가 될지라도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것처럼 아내도 지금 당신의 선택에 대해서 책임져야 할 때가 분명하게 오기를 바란다.


내가 글을 쓰면서 느꼈던 점은 세상은 소설이나 동화책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철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그래도 힘든 일이 있으면 손을 내밀고 도와주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서로 미워할 대상을 찾지 않았나 싶다, 우리뿐만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그랬을 거란 생각을 한다 보편적인 것을 좋아하는 내가 현실을 깨닫는 순간이 무섭기도 하고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아내를 미워하기보단 내 안에서 답을 찾고 아이와의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