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 또는 갖고 싶은 것

by 싱글맘

나는 가라앉고 있었다. 삶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고, 이윽고 나의 감정까지 의심하게 되었다.


나는 편안함을 느꼈고, 따스함을 느꼈고, 안정감을 느꼈고, 고마움을 느꼈고, 그것을 사랑이라 믿었다.


하지만 사랑이란 감정까지 가식과 자기기만이 아닌가. 사랑’으로 포장된 ‘갖고 싶은 것’ 또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 마치 화장품이 ‘젊음’이란 옷을 입고, 옷이 ‘품격’이란 이름을 가진 것처럼.

갖고 싶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필요한 것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란 말로 아련하게 포장된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사랑을 파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필요한 것을 팔고, 사랑을 사는 사람들은 필요한 소비를 한다. 화장품과 옷을 사듯. 모든 것은 사고 팔린다. 사랑도 점유하고, 소유되고, 소비하고, 소진된다.


그 뜨거움과 갈증이 진정 그에 대한 것인지, 그가 갖고 싶기 때문에 만들어낸 환영인지, 그가 가진 것 또는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를 갖고 싶었기 때문인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우린 평온한 나날들을 보냈지만, 나는 감정을 믿지 않았다.


나는, 그리고 내 감정은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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