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증

by 싱글맘

그와 멀어진 것도, 무언가를 진득이 쫓지 못했던 것도 다 싫증 때문이었다.

나는 알 수 없는 변덕에 시달리곤 했다. 무언가를 미친 듯이 좋아하다가도 그 마음은 한순간에 식어버렸다. 나는 뜨거웠고, 그와 동시에 아주 차가웠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미친 듯이 몰두했고, 질릴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멈추었다.


나의 싫증과 그로 인한 변화는 종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삶을 넌지시 바라보고 있노라면, 삶뿐만이 아닌 나 자신조차 빠르게 스쳐간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즐겨 찾는 곳, 자주 하는 일 등은 그것의 진수를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저물어 버렸고, 새로이 떠오르곤 했다.


나의 싫증은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히고 있었다. 그에게 돌연 연락하지 않거나, 가까운 사람들과 거리를 둔 것도, 다 싫증 탓이었다. 상대의 내면에 빠져들어 가까워지다가도, 어느 순간 함께라는 게 견딜 수 없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공감하며 즐거움을 나누다가도, 철저히 혼자만의 방으로 기어 들어가고 싶은 순간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외롭게 만들었다. 몇몇은 내게 서운함을 토로하거나, 계속 연락해오며 괴롭혔다. 몇몇은 나를 영영 떠나갔다.


사람과 노래, 장소, 물건, 또 다른 사람과 노래, 노래, 사람들이 나를 떠나갔다.

그리고 나의 싫증은 멈추지 않아, 좀처럼 떠나가는 것을 잡을 수 없었다.


멈추지 않고 불어오던 싫증이 바로 지독한 갈증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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