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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통역사의 이야기 3 - 부천FC1995 강샛별

외국인 선수들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또 한 명의 선수, 스포츠 통역사

by Singles싱글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야기할 때 우수한 번역가의 조력을 빼놓을 수 없다. 프로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다. 엔트리엔 없지만, 늘 덕아웃에 있는 존재. 없으면 경기 운영에 큰 차질을 빚지만 등번호는 없다. HIDDEN PLAYER, 전력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또 한 명의 선수, 스포츠 통역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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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1995 통역사 강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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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는 희로애락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포츠 통역사는 직업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적이죠.




하고 싶은 등번호는

12

선수 시절 애정하던 등번호이기도 하고, 부천FC 1995에서 12번은 구단 공식 서포터즈인 헤르메스의 번호예요. 그래서 12번을 보면 마음이 든든해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웃음)

어릴 적부터 <싱글즈> 독자 였어요. 그래서 의아했던 부분도 있었죠. 스포츠 종사자인 나를 인터뷰하신다고? 하면서요.


지금 한창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시즌이 되면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기도 해 유독 바빠지실 것 같아요. 맞아요.

12월 중순부터 새로운 시즌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전지 훈련을 시작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기도 하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한국의 문화와 팀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죠. 통역사인 저는 이번 시즌 저희 팀의 목표나 전술을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K리그 팬들 사이, 강샛별 통역사는 ‘선수 출신 통역사’, ‘여성 통역사’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동시에 책임감도, 부담감도 조금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좋은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운동장에서 저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해주실 때는 감사하지만, 조금 쑥스럽기도 해요. 제가 MBTI ‘ I’ 기질이 강하거든요.(웃음)


강샛별 통역사가 생각하는 스포츠 통역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스포츠 통역사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은 그 스포츠에 흠뻑 빠져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까 싶어요. 축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는 희로애락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포츠 통역사는 업무를 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축구와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이 꾸준히 또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저도 최근 시작한 <달려라 불꽃소녀>의 애청자거든요.(웃음) 어린 소녀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자유롭게 축구를 배우고 또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강샛별 통역사의 어린 시절도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그 아이들처럼 공을 차면서 유년 시절을 보냈어요. 개인적으로는 예능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에서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기분이 좋아요. 또 작년에 국내에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했거든요. 그런 관심이 여자 축구에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바라고 있어요.


선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통역사로 여전히 축구와 함께하고 있어요. 플레이어로서 축구를 대할 때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일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제 인생의 반 이상을 축구와 함께하고 있어요. 선수 생활도 해봤고, 유소년 선수들도 지도했고 또 구단 프런트로 일하면서 통역사 업무도 병행하고 있죠.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면서 ‘내 인생엔 축구가 빠지지는 않는구나, 운명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선수 때는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끝없이 고민 했다면, 지금은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어요.


강샛별 통역사가 생각하는 스포츠 통역사의 자질은 무엇일까요?

해당 스포츠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축구를 예로 설명하자면, 전술이나 기술을 이해하는 과정 없이는 축구 통역사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낼 수 없어요. 감독님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감독님이 기대하고 주문한 역할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전달만 한다면, 받아들이는 선수의 이해도도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낼 수 없거든요. 또 선수와 지도자 사이에서 각각의 입장을 이해하고 통역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초보 통역사였을 때 외국인 선수와 지도자 간에 의견이 상충해서 곤란한 순간이 있었어요. 조금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보니 순간 당황했던 기억이 있죠. 지금에야 고백하지만, 정말 눈물이 날 뻔했어요. 그 순간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이 상황을 통역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일을 겪고 나니 통역은 그저 말을 통역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 그들의 감정도, 뜻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지금까지 프로축구단 통역사로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을까요?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정말 많은데, 그중 하나를 꼽자면 제가 입사하고 첫 홈 경기가 떠오르네요. 선수들도 본인이 데뷔한 경기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통역사도 마찬가지거든요. 그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웃음) 한 순간을 더 꼽자면, 작년에 팬분께서 저에게 손 편지를 써서 주신 적이 있어요. 보통은 선수나, 감독님, 코치님께 편지를 주시는데 통역사인 저에게 주셔서 그 순간도 좀 특별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스포츠 통역사로서 앞으로 만들어나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요?

스포츠 통역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최근 K리그 구단에서 통역사로 근무 중이신 지인분이 “통역사를 준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구상 중이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좋은 취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멋진 일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저도 그렇지만, 저보다 경력이 많은 통역사분들이 처음 이 일을 시작하셨을 때는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을 하는 듯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저는 그분들이 지금까지 닦아놓으신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값진 경험을 서로 나누고 통역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처음 강샛별 통역사가 통역 업무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봐도, 여성 축구 통역사의 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축구 스포츠 통역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사실 남자 스포츠팀에서 여자 통역사가 통역 업무를 한다는 건 특별한 케이스이긴 해요. 제가 축구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요. 통역사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에겐 모범 답안은 될 수 없지만 참고 답안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데요. 앞서 인터뷰 답변으로 강조했던 것처럼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해당 스포츠를 이해하는 과정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전술과 기술, 해당 스포츠 경기의 룰 등에 대한 숙지가 동반되어야 좋은 스포츠 통역사가 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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