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고, 듣는 작가 김동영이 그토록 떠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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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처음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를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책을 쓰고 난 후까지의 심경을 물었다.
김동영 작가는 ‘생선’이란 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처음 생선이라는 필명을 지었을 때, 한 순간도 눈을 감지 않고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했어요. 지금은 ‘생선’이란 필명이 아닌 본명을 쓰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처음 ‘생선’이라는 필명을 지었을 당시에는 글에 확신이 없었어요. 어쩌면 ‘생선’이라는 필명 뒤에 제 글을 숨겼던 거죠. 중년이 된 지금은 알아요. 세상은 내 글이 ‘생선’이든 ‘김동영’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는걸요. 더 이상 필명 뒤에 비겁하게 숨지 않고 본명 ‘김동영’을 사용하기로 한 거죠.
지난 11월 27일,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를 출판했어요.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는 어떤 마음으로 쓴 책인가요?
그동안 정말 많은 여행을 떠났고, 계속 쓰고, 읽고,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음악을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힘든 여정을 자처해 떠났던 건 결코 좋아서, 떠나고 싶어서 떠났던 게 아니었더라고요.
그럼요?
저는 사랑이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이를 ‘세련된 감수성’으로 치장했죠. 그런데 사랑을 받으려면 그만큼의 사랑을 주고, 표현하고 사랑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하더군요. 그동안 단단히 착각했었던 거죠.
대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착각을 하죠.
맞아요. ‘이런 나라면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잘못됐다고 느껴질 무렵, 이 과정을 기록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여행지에서, 작은 섬의 외딴 방에서, 시체가 떠다니는 강에 서서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여기 와있다고, 나에게 사랑만을 달라고 구애하는 제 모습이 담겨있어요. 표지가 진지하고 거창하지만 사실 ‘나 사랑받기 위해서 이거까지 해봤다’의 내용이죠.
죽고 싶은 이유도, 살고 싶은 이유도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라고 했어요. 굉장히 철학적이면서도 역설적인 말인 것 같아요. 작가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사랑받는다는 건 ‘나의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우린 끊임없이 인정받고 자신의 가치를 빛내고 싶어 하잖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가치를 증명하거나 이해시킬 수 없는 없어요. 저는 그게 인생이라고도 생각하고요. 결국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각자의 인생,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 중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노랫말처럼 잔잔하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작가는 글을 쓰기 위해 애써 고생을 자처했고 솔직한 마음을 담기 위해 더욱 외로워지기를 선택했어요. 작가는 왜 이토록 스스로를 자꾸 험지에 내맡기는 걸까요?
사람은 환경적, 언어적, 인종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고립되는 순간이 되어서야 스스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돼요. 그런 때가 오면 믿을 건 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자꾸 질문을 하게 돼요.
어떤 걸 묻나요?
“나 정말 괜찮은 거지?”와 같은 물음을 통해 내 마음을 완전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달까요.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도시에 고립돼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진 채 담담하게 글을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떠났나 봐요.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는 집 밖으로 떠나는 여행을 담은 여행 에세이인 동시에 결국 작가의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 같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떠남’이란 물리적인 행위는 작가의 내면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인 걸까요?
익숙한 곳, 집, 가족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보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사고하게 돼요.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익숙한 공간,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남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그들에게 맞춰 나를 연기를 하는 기분이죠. 그런데 여행을 통해 낯선 곳으로 떠나보면 타인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키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요. ‘떠남’은 내 안의 솔직한 감정들을 살펴보기 위해 필수적인 수단인 거죠.
그렇다면 ‘떠남’은 작가에게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나요?
‘떠남’은 저에게 여행이자 익숙한 것으로부터 느끼는 부재에요. 외부 세계로의 탈출이자 내면세계로의 침잠이기도 하죠.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중 41쪽의 “그리고 사실 나는 죽고 싶은 게 아니다” “그저 모두로부터 부재하고 싶었을 뿐이다”는 부분이 가장 좋았어요. 왠지 모를 위로와 공감을 얻었거든요. 작가님이 가장 아끼는 구절이나 이 책이 가진 메시지를 관통하는 파트가 있다면요?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제일 마지막 ‘미리 쓰는 묘비명’의 마지막 줄 “나는 나를 너무 공경했다” 구절을 아껴요. 이 구절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고 스스로를 얼마나 소중하게 대하며 살았는지를 깨달았어요. ‘나르시시스트’ 그 자체였던 거죠. 책을 통해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도 물론 좋지만 이런 욕심과 야심 그리고 이상을 죽이고 싶었어요. 이 책에서 제가 말하는 죽음은 결국 ‘놓아버림’ 이었죠. 다음 이야기는 인터뷰 2편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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