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양한 재능과 커리어를 조합하는 '커리어 포트폴리오 시대'다.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다.
이제는 다양한 재능과 커리어를 조합하는 '커리어 포트폴리오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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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수명은 길어지지만 회사가 망하는 속도는 빨라진다. 과거에는 하나의 직종에서 승진을 하고,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유망한 위치에 오르는 것을 일종의 미덕으로 삼았다면, 지금 세대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다. 끈기가 부족하고 포기가 빨라서라고? 낙담이 아니라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거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취업 준비 경험이 있는 전국의 3, 4학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첫 직장에서 예상 근속 연수를 5년 미만으로 응답한 비율이 절반 이상에 달했다. 또 ‘경력을 쌓은 후 다른 회사에 중고 신입으로 이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5.2%가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의 인식 역시 변했다. 과거 기업에서는 중고 신입을 완전히 신입으로 대우했지만 특정 전형을 통해 전직하는 중고 신입의 경력을 인정하고 영입하는 것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변하는 직업 환경 속,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영리하게 커리어를 쌓는 방법으로 ‘커리어 포트폴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커리어 포트폴리오란 개념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려면 먼저 ‘커리어 패스’부터 언급할 필요가 있다. 커리어 패스는 쉽게 말해 한 직종에서 보직을 수직상향하는 데 필요한 경력의 누적이다. 예를 들어 예능 프로그램의 PD가 되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그는 먼저 인턴으로 방송사에 들어가 경험을 쌓다 PD를 가까이서 보조하는 조연출로 취직할 것이다. 조연출로 일하면서도 드라마나 시사교양보다는 가급적 예능 프로그램을 맡으려 할 것이며, 점차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조연출, 조감독으로 승진을 거듭하며 스타 PD 곁에서 역량을 높이고 싶을 것이다. 직무와 직종을 맞춰 사다리 오르듯 경력을 누적하는 것. 이것이 바로 커리어 패스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는 철학과를 6개월 만에 중퇴하고 서체 강의를 비롯한 교양 수업을 청강했다. 그러다 돌연 불교에 심취해 승려가 될까 고민하다 담당 교수의 만류로 게임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그러나 1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인도로 떠나더니, 돌아와서는 직접 컴퓨터를 제작하는 동아리에 가입해 컴퓨터 만들기에 사활을 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허구한 날 할머니에게 등 싸대기를 맞는 백수 삼촌 정도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이는 놀랍게도 스티브 잡스의 서사다. 그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을 통해 ‘현재의 의미 없어 보이는 점들이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 서로 연결될 것’이라는 ‘커넥팅 더 닷(Connecting the Dot)’ 지론을 펼쳤다. 잡스는 당시 연설에서 “자퇴하고 청강한 서체 강의가 없었다면,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인 매킨토시에 복수 서체 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 기능은 없었을 것이고 윈도우에도, 당신의 컴퓨터에도 그런 기능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의 ‘커넥팅 더 닷’은 오늘날 커리어 포트폴리오와도 일맥상통한다. 커리어 포트폴리오는 필요할 때 조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가로로 채우는 것을 말한다. 커리어 포트폴리오에 구성할 역량과 경험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직장으로 전직하며 쌓은 업무 능력일 수도 있지만, 그 밖에 취미생활, 부업,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활동도 포함된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과 평행선을 달리는 부업에 가까운데,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면서도 수익성이 있는 계획적인 활동을 말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뉴스레터를 쓰거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장기적으로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성공적인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려면 수직상향 목표만 정답으로 여길 게 아니라 수평적인 목표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커리어 포트폴리오는 어떤 것으로 채우는 것이 좋을까? <통찰의 시간>과 <일의 격>의 저자 신수정 KT 부사장은 “80점짜리 재능 3개를 만들어보라”고 말한다. 잘하는 일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꼭 ‘결과물이 좋은’ 일로만 추릴 필요는 없다. 어떤 일에 아직 소질은 없는 것 같지만, 그 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집념이 있고 전문가 수준으로 아는 게 많다면 그 또한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80점 이상인 세 가지를 찾으려면 일단 이것저것 최대한 다양하게 시도해봐야 할 테다. 그러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빨리 지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신수정 부사장은 “조금씩 작게 베팅(Small Bet)하고 아닌 건 과감히 포기하면서 자신의 것을 찾는 거다. 그러면서 흥미를 느끼고 지속할 수 있는 일들로 추려 그 일을 개발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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