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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S’ interview - 소설가 공현진

인턴 에디터 첫 단독 인터뷰. 소설가 공현진을 직접 섭외해 대화를 나눴다

by Singles싱글즈

누구에게나 첫 기억은 오래 남는다.

갓 입사한 <싱글즈> 인턴들의 첫 단독 인터뷰. 소설가 공현진을 직접 섭외하고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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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S’ VIEW interview - 소설가 공현진


카페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튀어나오자 흠칫 놀란 공현진 작가는 곧바로 웃어 보이며 ‘강아지는 좋아하는데 좀 무서워해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인터뷰라는 명목 때문에 조금만 열어놓았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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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서 수영장에서 만난 희주와 주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특히 ‘작가 노트’에서 작가 개인적으로도 수영을 좋아한다는 내용을 읽고 수영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달까.

수영은 충동적으로 시작한 운동이고 3년 정도 했다. 운동 신경도 뛰어나지 않아 처음엔 줄 맨 뒤에서 강습을 듣곤 했다. 그렇게 수업을 듣다가 어느 날 사람들이 수영을 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데 그 자체가 너무 좋았다. 잘하지 못해도 서로 북돋워주는 모습이 참 따듯했는데, 그때 딱 소설의 제목이 떠올랐다.


맞다. 비관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을 다 읽으니 따듯한 이야기였다.

소설에 최근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이슈가 나온다. 멸망이나 위기는 우리 세대에 깔려 있는 기조 같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테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평화로운 순간이 있고, 나 혼자 죽는 것도 아니고.(웃음) 그냥 이런 것들이 맞려서 제목이 나온 것 같다. 그 제목이 냉소적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 제목을 더 빛나게 해준 건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학이 대단하게 무언가를 구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삶이 조금 더 괜찮은 것이 되기 위해서는 내 삶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구성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건의 단면을 보고 인과관계를 부여하는 것은 폭력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냥 흩어져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빛나는 순간을 발견할 때 쾌감이 든다. 그렇게 내 삶에서 벌어진 일을 가공하며 내 이야기를 만들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그냥 읽고 쓰는 것만큼 재밌는 게 없다.


한 분야에 대한 쉼 없는 열정이 부럽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특히 스스로 ‘착한 어린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소설은 그런 생각이 들 때 나의 탈출구였다.


왠지 소설가라고 하면 스마트폰도 안 볼 것 같은데.

아니다. 요즘 유튜브에 중독돼서 어떻게 여기서 탈출할 것인가가 고민이다.(웃음) 재밌긴 하지만 날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근데 책은 내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즐겁게 해준다. 무엇보다 덮기도 너무 쉽고.(웃음) 편안하고 은근한 유희다.


공현진은 오래도록 그 유희를 즐길 것 같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내 오랜 꿈이었다. 할머니가 돼서도 좋은 글을 쓰는 게 목표다. 그때도 그때의 이야기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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