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식으로 전통을 재정의해가는 작가 노용원.
이 시대의 작가들은 과거를 복원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통을 재정의해가는 작가 노용원에게 물었다. 노용원이 생각하는 ‘뉴 헤리티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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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이 자개를 썼다면, 나는 뭘 써야 할까?’ 노용원은 도시의 전단지를 모아 자개처럼 붙이고, 전통 소반을 금속으로 만든다. <쌍둥이 달항아리>는 시대의 흔적이 담긴 전단지를 한지와 병치하며 우리가 계승하는 헤리티지의 상대성을 묻는다. <선소반>은 두꺼운 나무 소반을 얇은 금속으로 깎아 존재감을 덜어낸 조형에 상상과 질문을 입힌다. 공예적 정제와 위트를 오가는 노용원의 작업은 진지함과 농담, 계승과 전복 사이의 긴장 위에 놓인다. 이 유연한 태도는 전단지를 새긴 도자기 화병과 퍼포먼스 ‘오천 원만 주면 혁필화 써주는 놈’에서도 이어진다.
금속으로 빚은 소반, 전단지를 더한 도자기. 노용원은 전통의 형식을 현재의 물성으로 다시 상상한다. 공예의 정제와 위트 사이 낯익은 감각은 유연하게 전복된다.
나의 시작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졸업 후 3년간 한 작업실을 사용하다가 2004년 한국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을지로5가에 머물고 있다. 작업실은 작품을 위해 수집해온오래된 물건과 골동품 덕에 한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의 작업 세계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품은 ‘음’과 ‘양’이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 공예적이며 명상적인 분위기의 작업은 ‘음’의 범주, 외향성과의외성이 드러나는 작업은 ‘양’의 범주에 속한다. ‘음’의 작업은 주로 금속 소재를 활용한다. 나무 소반을 금속으로 재해석한 <선소반>, 물의 결을 금속으로 표현한 조명 작업 <윤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양’의 작업은 서사와 시각적 효과가 돋보이며 오브제의 성격이 강하다. 전단지와 한지를 섞어 만든 <쌍둥이 달항아리>,사라져가는 혁필화를 공부하고 대중에 선보인 퍼포먼스 ‘오천 원만 주면 혁필화 써주는 놈’ 등이 대표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뉴 헤리티지는
충돌과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건축, 사회, 문화 전반을 살펴보다 보면 조선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 흐름에서 안정성과 일관성 속에 유지되기보다는 다양한 양식이 부딪치고 뒤섞이는 방식으로 전개됐음을 느낀다. 오늘날의 한국은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질서보다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다이내믹한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세계의 충돌속에서 발생한 양상 자체가 한국 고유의 개성처럼 느껴진다. 오늘의 풍경 중 무엇이 미래의 유산이 될 수 있을지는 지금 반드시 짚어봐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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