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닝커피클럽’ 대표 박재현이 연 새로운 아침의 풍경에 대해서.
아침이 좋아서, 커피가 좋아서 시작한 취미는 어느새 많은 이가 찾는 커뮤니티를 이루었다. ‘서울모닝커피클럽’ 대표 박재현이 연 새로운 아침의 풍경, 그리고 앞으로 그리는 서울의 아침.
⬆️싱글즈닷컴에서 기사 본문을 만나보세요⬆️
좋아하는 베이킹에 대한 이야기나 여행지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나누며 시작하는 하루는 뭐가 다를까? 서울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출근길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은 ‘지옥철’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숨 돌릴 틈이 없다. 출근만 하기에도 벅찬 아침인데, 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성공한 삶’이라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미라클 모닝’ ‘갓생’ 같은 단어들이 퍼졌고 이제는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아침을 활용하는 이런 흐름 속에서 아침을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게 보내려는 다양한 방식이 유행처럼 번졌다. 숙제를 해결하는 듯 아침 시간을 보내는 것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또 다른 방식의 건강한 ‘아침 문화’를 찾아 최근 하나의 커뮤니티로 모여들고 있다. 바로 ‘서울모닝커피클럽(이하 SMCC)’이다.
서울모닝커피클럽을 경험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이런 피드백을 통해 ‘소통’의 힘을 새삼 실감했죠.
SMCC는 오전 8시, 호스트가 지정한 카페에서 시작된다. 모임에는 뚜렷한 목적이 없다. 호스트가 SMCC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참석자들은 각자 10초 동안 자신을 소개한다. 이후 호스트가 던진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차례로 이야기를 나누며 한 시간 남짓 함께 보낸다. ‘만약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에서 하고 싶나요?’처럼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시시콜콜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주제지만, 나름의 수확은 있다. 다른 나라로 한 달 살기를 가본 이들도, 가보지 않은 이들도 상상만으로 신나는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할수 있다는 것.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낯선 이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인 이거나,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꾸리고 싶어 하는 이가 많다는 사실.
모임의 출발점은 아침 시간과 커피를 좋아하는 SMCC대표 박재현의 개인적인 취향이었다. 해외에서 새벽에 여는 카페에 즐겨 가던 것을 서울에서도 누리고 싶어 이른 아침에 여는 카페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가 자연스럽게 이어오던 아침 루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함께하기 시작했고, 커뮤니티는 점차 규모가 커졌다. 박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소통’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한다. “SMCC를 경험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현대인의 고립’에서 잠시 벗어나는 느낌이라고 표현하시기도하고요.” ‘10초 자기소개’와 ‘호스트가 던지는 하나의 주제’, 그리고 ‘명함을 나누지 않는다’가 SMCC의 유일한 룰이다. 처음부터 이런 규칙이 정해졌던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대화를 맡겼을 때, 외향적인 참가자에게 이야기의 흐름이 쏠리고 조용한 사람들은 듣기만 하다 끝나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규칙을 생각해보게 됐다.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도 있다. 그래서 매뉴얼을 만들고, 발언 분량을 정하게 된 것이다.
SMCC가 주목받는 이유가 단순히 ‘아침형 인간’의 취향을 건드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재현 대표는 서울은 아침이 유독 분주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아침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일찍 출근하는 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아침에 30분이라도 스스로를 위해 쓰는 시간은 다들 거의 없잖아요.” SMCC는 ‘일을 위한 시간’으로 아침을 소비하는 도시에서, ‘나를 위한 아침’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서울의 아침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혁신이 아니라 결국 아침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박재현 대표가 늘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희가 포기할 수 없는 건 딱 하나예요. 아침 시간대.” 술자리가 별로 없어 저녁이 비는 대신 그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레몬 디톡스 주스를 마시고 SMCC에 참여하거나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로 하루를 연다.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여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침 루틴을 만든다.
박 대표가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협업은 마블 스튜디오가 주최한 ‘마블런 서울 2025’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마블 모닝 레이블’이다. 약 300명이 참여한 이 아침 파티에는 5세부터 7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 경험을 계기로 SMCC는 시니어 커뮤니티에도 알려졌고, 60대 이상 연령층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다양한 세대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순간, 그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시니어 참가자분이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오래 남았어요.” 누군가의 부모이자 사회적으로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사실은 위로받지 못한 채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짧은 아침의 대화가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인을 채우는 장소에서 벗어나 내 삶의 리듬을 조금 더 느긋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출근길에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 있는 분위기, 관심 어린 짧은 스몰톡이 오가는 풍경을 서울에서도 구현하고 싶은 박재현 대표는 서울모닝커피클럽만의 오프라인 공간을 꿈꾼다.
SMCC에 브랜드 협업 제안도 꾸준히 이어지지만, 박재현대표는 항상 ‘아침과 어울리는가’를 기준으로 고민한다.커뮤니티가 쌓아온 결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제안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그의 원칙 중 하나다. “커뮤니티를 시작하고 3년 동안은 유료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어요. 광고 때문에 활동의 진정성이 훼손되는 게 우려됐거든요.” “예를 들어 수건이나 칫솔 등은 아침과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 개연성이 있죠. 그런데 스낵류 등은 아침과의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 고사한 것이 많았어요. 대신 ‘말차’같이 요즘의 웰니스 키워드와 맞닿은 제품은 협업을 고려해볼 수 있고요.” 그는 진정성 있는 꾸준한 활동이 결국 팬을 만들고,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사진 이소정, @seoulmorningcoffeeclub
*아래 콘텐츠 클릭하고 싱글즈 웹사이트 본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