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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Mar 30. 2017

내려놓음의 미학

un+expected = happiness

그림을 보는 시각들은 

다 제각 기에요. 


다행이에요. 

다 똑같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들이 느끼는 스토리도 참 다양해요. 

그림에 자신의 경험을 투영해서 그 느낌을 말하니까 그렇겠죠? 


그리고

참 궁금했어요. 

작가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는지

뭘 표현하고 싶어서 그 그림을 그렸는지. 


특히나 

너무도 추상적인 그림은 더 더욱 그래요. 

뭔지 모르겠는데, 그런 그림들은 비싸요. 

그 그림을 사는 사람들은 뭣에 이끌려 사는 걸까 궁금하기도 해요. 


친구 중에 하나가 유독 제 그림을 갖고 싶어 해요. 

친구끼리는 돈거래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 친구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 그림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그 친구는 싫데요. 



그 이유는요. 


'정자 같아' 


상상하지도 못했던 대답이었어요.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대답이 나왔을까 무척 궁금했지만, 

그건 그녀도 확실하게는 모르는 것 같아요. 


올챙이 같아 라고 안 한 것이 

다행인 거 같다며 스스로 위로했어요. 


저는 이 그림을 그릴 때, 

그저 멍~ 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심플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이거든요. 


푸른 하늘이 될 수도 있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될 수 있는 

그 위에 동동 떠 다니는 

상처받지 않은 이름 없는 꽃이요. 

(꺽였다는 것은 이미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지만요)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흘러가려고 발버둥 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냥 흐르는 대로 가는 듯이.


가장 심플하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더 큰 것을 원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할수록 자괴감만 더 커지고, 

그 속에 있는 나는 

행복할 수 없잖아요. 


내려놓을수록 마음의 평온이 오더라고요. 

내려놓음의 미학이라고 할까요?


이 글을 쓰면서 

한 부부의 인터뷰가 생각이 나네요. 


부인은 결혼 1년차에 이혼을 생각했지만, 버텼데요. 

남편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면서요. 

5년이 지나 세째를 낳고서야 그럴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데요. 

그리고 다 내려놓았데요. 

그리고 남편이 자기와 다름을 인정했데요. 


그러자

행복하더랍니다. 


상대에 대한 기대나 욕심이 없어지니까 

싸울 것도 없고, 

작은 것에도 행복하게 되더래요. 


저도 그렇게 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욕심내면서, 서운하면서, 왠지 억울하기까지 하면서요. 


지금은요, 

오늘도 이미 가진 것에 대해 감사를 하며 이 글을 쓰고 있어요. 

다행이죠?


저에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손이 있고, 

제 글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제 글이 말이 앞뒤가 맞는지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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