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eeze your heart to pull out a rose.
제가 유독 주절대는 한 사람이 있어요.
그분한테는 두서없이 참도 잘 주절 돼요.
미안할 정도로요.
그래도 하루에 두 개는 안 해요.
하루에 한 개씩
나름의 규칙이 있어요.
그날도 또 장문의 문자로 주절 되었어요.
영화를 봤는데
너무 슬펐거든요.
엉엉 울었어요.
영화가 슬퍼서 운 것인지
옛 사랑이 그리워서 운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같이 영화를 본, 소개로 만난 그 남자는
매너도 없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나가려는 거예요.
내 얼굴이 벌것던 말던,
마치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먼저 나가서
마치 밖에 맛나게 차려진 케이터링을 독차지라도 해야 할 것처럼요.
그런 그 남자의 행동을 보니
옛사랑이 더욱 그리워졌어요.
그래서 또 그분에게 장문의 주절에세이를 날렸죠.
그분의 대답은 항상 간결하고 짧아요.
"옛사랑은 추억으로 남겨야 하고,
너의 예술의 영감을 주는 매개일 뿐이야."
맞아요.
지금까지 내 상처로 인한 아픔이
고스란히
캔버스로 옮겨졌어요.
그리고 그 아픔이 때로는 붓질로 인해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서 안도와 위안을 가지고 가죠.
난 너의 피가 흐르는 심장을 지그시 짜내어
아름다운 장미를 탄생시키는 거야.
내 그림 속의 여자는
참으로 부드러운 눈빛을 가졌어요.
그리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귀여운 미소를 지어요.
그게
더
무서워요.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닉 나이트 사진전에 갔어요.
그리고
제 눈에 띄는 사진 한 점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발을 떼지 못했어요.
이마에 난 상처에서 핀 꽃들.
꽃들은 굳이 아름다울 필요가 없어요.
꽃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우니까요.
상처에서는 아픔의 상징인 피 대신
아픔을 아픔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꽃이 피어난 것이죠.
내 가슴과 같은 색을 가진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벅차
눈물을 흘렸답니다.
아픔은요, 그냥 아픔이 아닐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