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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Aug 08. 2017

옆에서..

내가 이렇게 손 꼭 잡아줄게

"I hate my life"


어느 날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어요. 

뜬금없는 비관적인 메시지에 사뭇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무슨 일일까?


같은 서양의 문화권도 아니고,

더더욱이 권위적이고, 나이나 재산 등의 숫자에 민감한 

한국에 와서 사는 것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을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자존심이 강한 미국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거든요. 힘들면 대체로 혼자서 삭히는 일이 많아요. A형이 많은 나라라면 이해가 되시죠? 


그런데 이 친구, 저에게 인생 비관을 하고 있어요. 

'힘들다'도 아닌 '싫다'는 표현까지 쓴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되죠. 


저는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묻지 않았어요. 

단지 네가 말하고 싶으면 말해. 무슨 일 때문에 그런지. 라며 그에게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을 주지요. 


이것이 그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더 큰 절망을 주지 않도록 지켜주는 길이라 생각했어요. 


내가 그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얘기해 주는 것뿐이었죠. 


그리고 그는 기분이 한결 나아졌데요. 

다행이죠. 

제 기분도 따라 좋아졌어요. 누군가가 나에게 힘을 얻어 가는구나. 


짧지 않은 기간을 미국에서 살면서 

문화적인 충격이 너무 컸어요. 

그리고 다시 제가 나고 자란 문화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더 큰 충격을 받으며 그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그 속에서 

저는 늘 갈망을 했어요. 

누군가가 내 곁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와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겪은 일들과 그것들에 대한 내 생각들은 

다른 세계를 살아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저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독특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맞아요. 

그들은 '공감'과 '이해'보다는

저를 '평가' 하고 있던 거지요. 


지금 핸드폰을 켜 보세요. 

그리고 친구 명단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나요?


힘들다 했는데, 

이렇게 했어야지, 저렇게 했어야지 하며 가이드를 주는 친구보다, 

조용히 손 잡아 주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어주기를 바라기 보다, 

이제는

제가 그런 친구가 되어 주려고요. 





이 작품이 제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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