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는...
"너는 곱상하게 생겨서는 이렇게 끔찍한 그림을 그리냐?"
어떤 분이 세상 심각한 표정으로 "툭" 던지신 한 마디예요.
그냥 툭 던진 돌에 맞아 살짝 충격을 받았어요.
제 그림이 그리 끔찍한가요?
저는 제 그림에 저의 감정을 담는 건데..
그럼..
제 감정이 끔찍하다는 건가요?
문자 그대로,
나는 내 감정 그대로
화폭에 담았고,
그분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벌거벗은 여인과, 살을 파고 나오는 심장을 보신 거예요.
이 그림을 본 미국인 친구 매튜는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It has a story!
둘 다 사랑의 큰 아픔을 겪은 분들인데, 감정 표현에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네요.
아마 그들이 자라고 성장한 문화의 차이 때문일 거예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 누드는 타부같은 것이잖아요.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저는 이 전의 사랑이 떠났을 때 너무 아파서,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매튜도 아마 그런 사랑의 아픔을 느꼈을지도 몰라요.
이 그림을 그리고 난 후에 뮤지컬 나폴레옹을 보러 갔어요.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너 없이는 숨을 쉴 수가 없어"
이 그림의 제목과 딱 어울리는 말 같기도 했어요.
사랑, 너 없이는 숨을 쉴 수가 없어.
왜냐하면
네가 내 심장을 가지고 가 버렸잖아.
아픔은 외면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이불속에서
그 아픔을
실컷
즐겨보려고요.
그리고
이젠 그 아픔과도
이별하려고요.
새로운 사랑에게
신선한 사랑을
주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