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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노니 Dec 23. 2023

산타할아버지보다 바쁜 연말 준비.

누구를 위한 크리스마스인가


"말 안 들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줄걸?"



이 말을 끝으로 안 받아도 괜찮다고 할까 봐

속을 쓸어내린다.

이미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의

받고 싶다던 선물이 잘 포장되어 창고에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엄마의 머리와 몸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1. 크리스마스에 어딘가를 가려면

항상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2.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떠보고 주문을 한다.

( 일주일 전에 묻는 이유는 미리 준비했다가

중간에 받고 싶은 선물이 바뀌는 경우를 대비해서다)

3. 아이 몰래 선물 포장을 한다.

4.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집안 곳곳에

크리스마스 느낌을 내기 위해 인테리어를 한다.

5.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항상 겨울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 방학에는 학원도 방학이다.

겨울 방학은 아빠의 휴가가 없다.

6. 모든 학원 시간표를 방학에 맞춰 다시 짠다.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추가될 수 있는 예시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예약,

나이에 따른 졸업식,

예비소집, 송년회,

양가부모님과의 가족모임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프리랜서로서

크리스마스라는 큰 주제를 놓칠 수 없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스스로 홍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큰 기념일들을 잘 활용하면 좋다.

주제가 명확해서 표현하고 싶은 것들도 많을뿐더러

노출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 나열된

엄마의 머리와 몸을 바쁘게 움직이게 하는

자잘한 일들이

'나'의 일들을 위한 의지를 꺾이게 하고 만다.

머릿속에서는 크리스마스니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며

다양한 플랜을 짜 보지만

실제로 행해지는 건 6개 중 3개 정도이다.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에게

생일 다음으로 기대하는 날이다.

어쩌면 산타를 만날지 모른다는

순수한 기대감을 가지고 설레어한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선까지는 노력해서

아이가 순수하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렇기에 이번 연도에도 '엄마'의 비중에

조금 힘을 실어본다.



이제 산타를 믿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더 크면 엄마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을 테니까.

너도 엄마가 되면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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