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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 Apr 27. 2018

기업의 탄생 [02. 나노신소재]

제자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

1997년 한밭대학교의 박장우 교수는 창업을 결심했다. 경제위기로 제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자신이 직접 제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기로 한 것이다. 3명의 제자들과 함께 나노신소재란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 그는 우선적으로 전자파 차폐액을 개발해 보기로 했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성질을 가진 전자파 차폐액은 TV나 모니터 생산에 꼭 필요한 물질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없었다. 만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만한 제품이었다.

제자들과의 연구를 통해 전자파 차폐액 개발에 성공한 그는 곧바로 양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국내기업들이 신생기업의 제품을 어떻게 믿고 쓸 수 있겠냐며 나노신소재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품질에 자신이 있었던 그에게 국내 기업들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결국 나노신소재는 국내시장을 뒤로한 채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해외시장 진출을 하게 된 나노신소재였지만, 이 결정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대만의 브라운관 모니터 제조기업인 중화영관이 제품구매를 요청한 것이다. 나노신소재가 보낸 견본이 일본제품 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곧바로 구매를 결정했고, 이들의 결정은 나노신소재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중화영관에서 나노신소재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소식은 세계 3위의 브라운관 모니터 제조 기업이 나노신소재의 제품을 믿고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후 나노신소재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했고, 이를 계기로 나노 신소재의 매출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전자파 차폐액 판매로 얻은 수익을 통해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 착수한 나노신소재는 오늘날 130여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였는데, 여전히 이들 직원들 중 상당수는 한밭대학교의 졸업생들이라고 한다. 제자들의 취업난 해결을 위해 설립된 기업이 성장하여 더 많은 졸업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고 도서] 한국의 작지만 강한 기업(2008), 한국일보 경제산업부, 굿모닝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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