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정 May 03. 2018

기업의 탄생 [08. 한겨례 신문사]

시민들에 의해 탄생한 신문사

1970년대 정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박정희 정권은 북의 남침을 대비하고 경제 발전을 이룬다는 미명하에 유신헌법을 제정했다. 정권유지를 위해 독재를 정당화하는 헌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민주주의를 꿈꿨던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이를 보도해야 하는 언론은 침묵했다. 대다수의 언론들이 박정희 정권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다.

언론이 언론답지 못한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던 동아일보 기자들은 모임을 갖고 자유언론실천선언을 결의했다. 정부의 간섭에 반대하며 시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기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독재를 반대하던 국민들은 환호했지만, 동아일보 경영진들에게 이들의 행동은 부담 그 자체였다. 정권에 밉보여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광고주들은 앞다퉈 동아일보와의 광고계약을 해지했고, 동아일보는 이를 핑계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한 기자들을 해고했다.

해고를 당한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 하지 않았다. 언론노조를 결성하고 매일 아침 여관방으로 출근하며 보도되지 않는 학생들의 시위, 노동운동과 같은 재야의 움직임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비록 긴급조치 위반혐의로 구속되어 정부의 미행과 감시 속에 펜이 없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이들의 노력은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15년의 시간이 흐른 뒤, 기자로서의 삶은 끝났다고 생각했던 이들은 2만 7천명의 국민들에 의해 다시금 펜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동아일보 해직 기자들을 기억했던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 50억 원을 자본금 삼아 새로운 신문사를 설립한 것이다. 그 신문의 이름은 바로 한겨레. 그들이 감옥에서 만들고자 했던 최초의 한글전용 신문이자 가로쓰기 형식의 신문인 한겨레신문은 그렇게 국민들에 의해 탄생했다. 


[참고 도서] 지식e3(2008), EBS 지식채널e 저, 북하우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