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러닝을 한 이유

[몸을 깨우는 시간]

by 신지 온



뛰어야지 뛰어야지 하면서 며칠 째 날이 춥다, 허리가 아프다, 귀찮다는 갖가지 핑계로 러닝을 쉬었다.

뛰어야 할 이유는 오직 한 가지고 안 뛰어야 할 이유는 열 가지가 넘으니

스스로 뛰어야 할 이유에 힘을 싣지 않으면 유야무야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일주일 만에 러닝을 하게 된 이유는 고등어!!


순전히 고등어 때문이었다.

모든 건강한 습관을 다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빨리 먹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 나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점심으로 나온 고등어구이를 흡입했다.


40년 친구였던 술도 끊은 내가 이건 왜 이렇게 고치기가 힘든 건지...


어쨌든 그 이후부터 속이 꽉 찬 기분으로 한나절을 보냈다.

혹시나 속이 내려갈까 껌도 씹어보고 가스활명수도 마셔보고 탄산수도 마셔봤지만

더부룩한 속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날의 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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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란 역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다.

밸런타인데이, 특별한 날에 태어난 아들 생일 기념으로 스파가 있는 리조트로 향했다.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고 도착하자마자 먹은 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10만 원이 훌쩍 넘은 가격에도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

온천은 또 어찌나 좋은지 몸은 따뜻하고 얼굴은 시원하고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물놀이가 끝나고 아직 다 꺼지지 않은 배로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되지 않겠냐며 주문한 한정식이 문제였다.


먹을 때는 잘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살면서 그렇게 아픈 복통은 처음이었다.

새벽 4시까지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며 구토를 했고

약이란 약은 다 챙겨 왔는데 하필 소화제를 깜박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생으로 참아야 했다.


밤사이 끙끙대며 겨우 맞이한 아침은 몸에 기력이 있는 대로 빠져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바로 귀가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토요일 하루를 통으로 침대에서 보내면서

다행히 일요일에는 평소와 똑같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 좋은 리조트에서 생애 최고의 복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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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어떻게든 이 놈을 소화시켜야 돼!!

6시가 넘어가자 한낮의 강렬한 열기는 사라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 기회야~ 오랜만에 뛰어나 보자~~

난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


너무 오랜만에 뛰어서일까....아~힘들다!!

러닝은 그렇다. 처음 1km가 가장 힘들다.

뛰다 보면 멈추고 싶고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2km쯤 되면 '이왕 나온 거 조금만 더 뛰어보자' 하다가

3km쯤 되면 지금까지 뛴 게 아까워서 '조금 더 뛰어볼까' 한다.


4km가 되면 아무 생각이 없다. 발이 그냥 저절로 뛰고 있다.

그러다 5km가 넘어가면 또 생각이 많아진다.

이쯤에서 멈춰야 하는 것 아닌가...

허리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더 뛰어도 되나...무리하면 안 되는데...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6km다.


그렇게 나는 오늘 50분을 뛰었고

평소보다 더 훌륭한 성적으로 7km를 완주했다.


남들은 2주 만에도 뛰는 거리를 난 2년이 걸렸지만 상관 없다.

2주건 2년이건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했다는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쉼 없이 해왔다는 것이다.


뛰고 나니 개운하다.


저녁노을은 아름다웠고, 바람은 상쾌했으며

몸과 마음에 활력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역시 몸이고 마음이고 답답할 때는 러닝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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