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8

웬일로 잘해요 푸시업

by 신나


웬일로 잘해요 푸시업


오자마자 다시 그 고통스러운 고관절 찢기를 시키려는 선생님에게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아직도 아프단 말이에요!!! 물론 선생님은 그러거나 말거나 진행했고 억지로 몇 십 개를 하고 오늘의 PT가 시작되었다.

지난번의 역기 들기와 고관절 찢기가 나한테 아직 무리임을 알고 다시 기구를 이용한 상·하체 운동이 시작됐다. 오늘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운동은 단연코 레그컬이었다. 이 운동을 처음 한 것은 아니다. 심지어 시티드 로우 다음으로 내 마음에 드는 기구 중 하나였는데 오늘부로 호감을 취소한다. 이전에는 중량을 5kg와 10 kg을 한 것 같은데 오늘은 내가 중량을 10에서 시작했는지 어쨌는지 미처 눈치채기도 전에 15kg이 되어있어서 흡사 모래주머니를 양쪽에 부착한 거 마냥 종아리부터 다 무거웠다.

레그컬은 앉아서 허벅지 앞 쪽에 자극을 주는 것과 엎드린 채 햄스트링에 자극을 주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오늘 내가 한 레그컬은 햄스트링 운동이었다. 먼저 기구 위에 엎드려 몸 전체를 쭉 펴고 손은 머리 윗부분의 손잡이 봉을 잡고 하는 운동이다. 이때 무릎은 엎드린 의자의 끝에 살짝 나가도록 위치하고, 발목 근처의 두꺼운 봉은 발목보다 살짝 위에 오게 위치를 조정해 두고 시작한다. 골반과 허리를 엎드린 의자에 딱 붙도록 유지하고 발목은 힘을 빼고 봉을 들어 올린다. 내릴 때는 무게를 끝까지 다 내려놓지 않고 닿기 전 들어 올리는 것은 대부분의 운동과 같다. 그런데 발목에 힘을 빼면서 무거운 봉을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무거운 걸 들려면 드는 물체에 닿은 신체에 응차 힘을 줘야 들 수 있지 않나? 봉을 들려면 자꾸 발목을 무릎 쪽으로 꺾고 힘을 주게 된다. “발목에 힘을 어떻게 빼는 거죠?” 하는 내 질문에 선생님은 발목을 펴서 해보라고 했고 전보단 힘이 좀 빠진 것 같았다. 대신 발목 힘을 빼면 또 골반과 허리가 엎드린 의자에서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허리에 힘이 들어가서 다칠 수도 있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 잘 안된다. 나 같은 경우는 둘 중 하나라도 힘을 줘야 무게가 들어 올려졌다. 이렇다는 것은 지금 무게가 너무 무거운 것 아닌가? 선생님께 진지하게 무게가 무거운 것 같다. 체중별, 수준별 적정 무게를 구하는 공식 같은 것은 없냐고 물었더니 내가 하기 싫어서 질문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는지 약간의 어이없는 웃음과 함께 보통 10kg를 15개 이상 들어 올렸으면 그 무게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음 무게로 갈 수 있는 거다. 내가 15kg를 15개 이상 했고 이제 그다음 무게로 넘어가 8개 이상 해야 운동이 되는데 회원님이 근육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안 올리고 계속 15kg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15kg를 할 수 있는 몸이라고? 내가? 거의 모든 기구에서 5kg로 운동 중이며 그 마저도 헥헥거리고 드러눕는 내가? 아무리 상체보다는 하체 비만인 나지만 15kg라니... 좋아해야 하는 것 맞겠지....?

어쩐지 오늘 레그컬은 너무 힘들기는 했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잡는 손잡이 봉에 너무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며 힘을 써서 입고 있던 옷의 후드가 씌워지기까지 했다.

레그컬은 허벅지 뒷부분 햄스트링에 자극이 오는 운동인데 나는 오른쪽 햄스트링만 자극이 오는 느낌이었다. 힘을 오른쪽에 더 줘서 운동을 했나? 양 쪽이 똑같이 아파야 운동이 제대로 된 것일 텐데.. 그러고 보면 나는 복근 운동을 할 때도 오른쪽이 더 아프다. 뭔가 몸에 균형이 안 맞는 것인가?

그나저나 레그컬은 방법을 완벽히 알아도 혼자서는 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면 혼자서는 무게를 더 늘리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이유는 자꾸 골반과 허리가 의자에서 뜨게 되어서 누군가 옆에서 눌러 줘야 제대로 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만 해당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골반이 뜨지 않으면서도 발목 힘도 빼고 햄스트링 힘 만으로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겠지? 몸을 사용하는 모든 영역은 이래서 어려운 것 같다. 방법을 알아도 정확하게 되려면 연습을 해야 하는 것. 된다 해도 어느 날 다시 안 되기도 하는 것. 사실 이래서 근육 운동은 혼자는 하기 힘든 것 같다. 오랜 기간 운동해서 팔을 뽑고 날개뼈를 접고 복압을 하고 골반이 정확히 앞을 향하게 할 수 있고 이 모든 동작을 볼 줄 알고 느낌을 잘 아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군가 옆에서 확인을 해주어야만 지금 제대로 동작이 된 것인지 헛 운동을 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힘은 들어도 아직까지는 하체 운동 중에는 레그컬이 마음에 든다. 햄스트링이 당기는 것은 살짝 시원하고 쫀쫀한 아픔이랄까? 운동능력도 안 되면서 앞 허벅지는 배흘림기둥처럼 될까 전전긍긍이라면 햄 스트링은 왠지 매끈해지고 일명 엉밑살도 빠질 것 같은 느낌이라 맘에 든다.

오늘은 상체도 병행했는데 벤치를 이용하는 스미스 힙 쓰러스트를 처음으로 배웠다. 아니 배우려고 했지만 제대로 몸의 균형을 잡는 것도 안 되는 주유소 인형 같은 내 몸은 벤치에 등 윗부분만 올려놓은 상태로는 지탱하지 못했다. 연이어 주저앉는 나 때문에 선생님은 매트 위에서 하는 힙 브리지로 운동을 바꿨다. 맨 몸으로 하는 힙 브리지는 무게가 없어서 효과가 약할 것 같았는지 선생님은 본인의 팔로 내 골반을 눌러 저항을 만들어 주었고 나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뭐든 날로 먹거나, 일석이조, 손 안 대고 코 풀기를 격하게 선호하는 나로서는 어차피 뭘 해도 힘들 테니 좀 더 강하고 빠른 결과를 만드는 스미스 힙 쓰러스트를 빨리 잘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운동능력이 안 되는 내 탓이지만. 다음 상체 운동은 선 채로 봉을 잡고 하는 푸시업이었다. 매트 위가 아닌 서서 하는 푸시업은 아주 조금 잘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 역시 처음으로 “웬일로 잘하네요”라는 평을 남겼으니 나 잘한 거 맞다. 푸시업을 마치고 나는 지난 PT 시간에 했던 매트에서의 푸시업으로 인해 팔의 바깥쪽, 삼두(삼두도 모르면서 그냥 갖다 붙였다)가 약간 불룩해졌다고 혹시 과한 근육이 생기려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너무 작아 찾지도 못하게 생긴 내 삼두를 두고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웃긴 것인지 선생님은 내가 말하는 그것은 근육이 아니며, 그저 조금의 붓기로 펌핑된 것이고 며칠 내 가라앉을 것이며 그 정도는 있어야 탄탄해 보이고 좋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나는 아주 조금의 펌핑도 원하지 않으며 그저 매끈한 팔을 원한다고 강하게 반박했고 선생님은 좀 더 빠른 붓기 제거를 위해 팔 마시지를 해주셨다. 그런데 팔 마사지도 왜 그렇게 아픈 것인가... 오늘도 나의 곡소리로 PT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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