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고문 중..
팔 마사지의 여파인지 푸시업의 여파인지 모르겠지만 주말 내내 팔이 너무 아팠다. 병원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피부가 약한 사람은 멍이 들 수도 있다는 선생님 말처럼 내 팔은 멍이 들어있었다. 대신 붓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오늘은 상체와 하체를 함께 시작했다. 3kg 아령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팔을 들어 자연스럽게 아령이 위를 향하게 접는다. 팔을 머리 위로 쭉 들어 올린 후 처음 시작점으로 내리면서 동시에 스쿼트! 서자 마자 다시 팔은 머리 위. 아령 무게가 무거워 속도가 너무 느렸다. 선생님은 하나, 둘, 셋, 넷 하는 속도로 하라고 했지만 아령 무게는 무겁고 스쿼트로 허벅지가 너무 아파서 하~~ 나, 두~~ 울, 세~~ 엣의 속도로 하게 되었다. “더 빨리요”를 외쳐봤자 내 신체는 그것을 따를 수가 없다. 끝나자마자 엉덩이 운동이다. 하체.. 매번 하체만 하는 기분이다. 아니 실제로 지금 3 회차째 하체와 상체 운동 비율이 7:3 정도였다. 하체가 큰 근육이 많아서 해야 할 운동이 더 많은 것일까? 아니면 그저 트레이너 본인의 취향이 하체 운동을 더 선호하나? 나는 하체 운동 비호감인데.. 엉덩이 운동은 약간 변형된 힙 익스텐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벤치에 엎드린 후 양쪽 다리를 구부려 발바닥을 위로 향하게 만든다. 발바닥을 위쪽으로 하늘로 밀 듯이 쭉 들어 올리며 엉덩이 근육을 쥐어짜는 동작으로 진행된다. 이 운동은 집에서도 바닥에 매트를 깔고 할 수 있는 운동인데 맨바닥보다 벤치에서 해보니 접은 다리를 벤치 아래 여유 공간에 더 깊게 내렸다가 들 수 있어서 가동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엉덩이 근육에 자극이 더 잘 오는 것 같았다. 앞 운동의 여파로 아직도 허벅지가 아파서 기운이 없는 상태라 얼굴을 벤치에 그대로 갖다 대고 진행했더니 얼굴 양쪽에 빨갛게 자국을 남겼다. 쉬는 시간도 없이 상체 운동을 시작하려 했는데 모든 기구에 이미 이용자가 있었다. 이래서 PT 전문샵을 가는 것인가 싶다. 기구를 공용으로 사용하니 개인 운동을 하는 사용자들 때문에 정작 PT를 받는 사람이 운동을 할 수가 없고 반대로 개인 이용자가 느끼기에는 PT 이용자가 거울 앞이나 맨몸 운동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없다고 느끼고 서로가 입장 차이를 보인다. 별 수 없이 오늘도 런지! 내 운동 수행 능력으로 보아도 스쿼트 보단 런지가 더 낫고 기호 차원에서도 우위를 차지했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수정해야겠다. 런지도 그저 고문이다. 오늘은 앞서 스쿼트에 엉덩이 운동까지 하체만 하고 난 뒤라 그런지 폼롤러를 잡고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렸고 속도도 현저히 느려졌다. 답답한 선생님은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내가 다리를 펴기가 무섭게 손가락으로 내 오금을 밀며 앉게 만들었다. 허벅지의 고통에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휘청이다 옆 기둥이라도 잡으면 "손 떼세요!"라는 명령이 들렸고 나는 넘어질까 봐 무서웠다. 물론 내가 넘어지는 속도보다 선생님이 내 몸을 잡는 것이 더 빠를 수는 있겠지만 다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퍼스널 트레이닝이 왜 퍼스널 트레이닝인가. 내 수준에 맞게 진행하니 퍼스널 아닌가? 내 능력치보다 과하게, 소위 말해 굴리는 것이 맞는 것인가?(아마 다른 사람들 눈에 이것은 굴린다는 표현이 맞지 않는 아주 낮은 수준의 운동일 테지만) 내 수준에 맞게 진행하면 기껏 돈과 시간을 들여하는 운동이 효과도 발전도 없어 헛수고가 되는 거라서 그런 것일까? 정해진 횟수 내에 회원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책임이 있는 트레이너로서는 회원의 능력치보다 더 과하게 운동을 시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보여주는 힘듦이 그저 엄살로 보이나 싶어서 좀 화가 났다. 선생님은 젊고 남자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고 반면에 나는 나이도 들고 여자고 운동도 잘 못하는 사람이다. 그럴 리 없겠지만 이 차이를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자꾸 의심이 든다. 본인이 보기에는 손가락 하나로 건드린다고 다칠 것 같지 않아 보여도 파닥거리는 내 몸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를 듣는 타인들은 망상이 심하시네요 하며 비웃을 지도 모른다.
오늘도 너무 힘든 나머지 “이것은 고문이에요!”를 외치는 내게 “원래 모든 운동은 고문이에요.”하는 선생님의 답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