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할 수 있겠니? 모레는 할 수 있겠니?
개인 운동을 정말 너무나 오랜만에 왔다. 위 PT데이 숫자와의 차이를 봐도 내가 진짜 개인 운동을 안 하는구나 싶다. 올 때마다 낯설고 뭐 해야 할지 모르겠고 지루했는데 오늘은 그것을 뛰어넘어 자신이 한심했다. 아니 어떻게 PT를 거의 5개월을 하고도 머신 세팅조차 헤매느냐 말인가? 여태 뭐 한 거지? 갑자기 인터넷 유명 밈이 생각난다. 카리스마 넘치는 가수가 싸늘한 표정으로 지망생들에게 “내일은 할 수 있겠니? 모레는 할 수 있겠니?” 하던 밈. 내가 과연 내일은 모레는 혼자서도 PT 받을 때처럼 운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내 PT 수업의 고인 물과 같은 시티드로우조차 혼자 하면 자꾸 승모근이 쓰이는 느낌이고 승모근이 실제로 아프기도 하다. 그나마 할 줄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는 행잉 레그 레이즈와 크런치뿐인 듯하다. 오늘도 역시 그 둘을 시작으로 여러 머신들을 돌아보다 레그컬을 진행했다. 오랜만에 혼자 하는 레그컬에서는 또 정강이가 아파왔다. 손으로 눌러보면 햄스트링에 자극이 안 오는 것은 아닌데 왜 자꾸 정강이가 아플까? 계단을 올랐다는 둥 헛소리를 해대던 지난주의 나 자신이 매우 부끄러워진다. 정강이가 아프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레그컬을 하나 마나 헛수고라는 것을 알기에 즉시 중단했다. 그 후 스미스 레그 프레스를 했는데 유튜브에서 나름 이 운동의 팁을 본 적이 있어 적응해 보기로 했다. 유튜브 속 트레이너의 말에 의하면 스미스 레그 프레스는 공간이 많이 남는 쪽이 자극이 온다고 했다. 즉 발을 넓게 벌리면 허벅지 안쪽이 좁게 벌리면 허벅지 바깥쪽이 자극이 온다. 같은 원리로 발을 높게 두면 허벅지 아래가 낮게 두면 허벅지 앞쪽이 자극이 온다고 했다. 나름 내가 신경 쓰이는 쪽을 목표로 발을 넓게 벌리고 위쪽에 둔 후 진행했다. 역시나 원하는 부위의 자극은 느낄 수 없었다. 그냥 평상시 트레이너샘과 하던 대로 해보았지만 역시나 결과는 같았다. 지난번 PT 때 엉덩이 아래 자극이 강하게 느껴지고 며칠 동안 통증이 있었던 기억이 꽤나 좋았던지라 나름 기대를 하고 어쩌면 이 운동을 위해 오늘 개인 운동을 온 것이나 다름없었어서 실망스러웠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나는 운동을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몸이 둔해서 자극이 오는데도 못 느끼는 것인가? 후자일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들보다 통감을 너무 느껴서 문제인 사람이니까 자극이 온다면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꽁꽁 숨은 내 근육에 자극이 올 만큼의 강도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럼 아픈 것은 뭐지? 그냥 힘주니까 아픈 걸까? 나는 이 모든 고민을 왜 혼자 하고 있지? 나는 무려 돈을 내고 관리를 받고 있는데? 상담을 하면 또 노쇠한 여자인 내 몸은 고려하지 못하고 강도를 높여서 운동하고 식사량도 늘려야 한다고 많이 먹으라고 하겠지? 물론 이 처방은 정답이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냥 내 몸에서 조금 탄탄해져 보기 싫게 늘어지는 걸 막고 싶을 뿐인데 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인가! 내가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보려고 하는 것인가? 최소 1년 이상 2년은 꾸준히 해야 겨우 저 사람 운동 좀 해야겠어라는 핀잔을 면할 수준이 되는 건데 고작 몇 개월 해놓고 너무 징징대고 있는 것일지도. 체력으로나 심적으로나 요즘 운태기가 온 것은 확실하다. 나처럼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운태기가 올 수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