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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진 Feb 11. 2023

착각

휴직쪼가리(4)

‘착각은 자유’라는 말, 휴직하면서 나는 이 말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 말은 ‘어떤 생각이나 판단을 하든지 그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의미일 텐데 그동안 나는 마음대로 착각했고, 책임은 온전히 내 것으로 남았다.     


저마다 형태나 방법은 다를지라도, 생명은 억압받기 시작하면 탈출구를 찾는다. 나도 그런 존재였다. 눌리고 쫓긴다고 생각했다. 휴직은 그런 해방의 발로였다. 자유의 몸이 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 못했던 거 하고 살아야지. 내 마음대로 다할 거야.’ 그런 욕망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하지만, 오히려 ‘얽힘 없는 자유’가 착실한 생활과 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게으름의 실타래’는 배배 꼬이기 마련이다. 나는 딱 그런 기분이었다.      


이렇게 많은데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이제 와 다시 생각해 보니, 자유는 억눌림에 반비례하는 만큼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져도 그 시간을 온전히 다 쓸 수 없다. 한 달의 휴가가 생겨도 그 시간을 꼬박 독서를 할 수 없듯이. 업무에서 벗어나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하고 휴식할 만큼만 있으면 족하지 않나 싶다. 알맞은 정도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시간이 많으면 실컷 할 수 있겠지….’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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