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슷썰기

시작(14) 김밥을 만들다가

by 신사진

삶이란 긴 오이를

어슷하게 썰어 보자

그 좁다란 통로를

숨 막히게 지나더라도

어느 때가 되면

잔잔히 햇살 드는 부엌

나무 식탁에 앉아

후회나 기쁨의 칼을 들고

과감히 싹둑 잘라 보자

단면은 비스듬히

가장 크게 다듬은 일기다.



사진 출처 - 블로그 <쿠킹마마>




소풍을 위한 김밥을 만들려고 재료를 하나하나 준비합니다.

채소를 썰다가 '어슷하게' 자르는 묘미를 발견합니다.

어떻게 칼질을 하느냐에 따라 단면의 크기가 달라짐이 신기합니다.

같은 부피에서 다른 크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생이라는 길고 가느다란 '토막'을 비스듬히 잘라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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