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쪼가리(6)
드디어 복직했다. 사무실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가, 부러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그제야 꾹꾹 눌렸던 긴장이 풀렸다. 속속 출근을 마친 직장 상사에게 복직 인사를 드린 후 이리저리 오가며 사무실을 삥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잡동사니, 살림살이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놓인 사무 도구들…. 예전에 근무할 때보다 왠지 어수선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지난날 많이 바빴을 동료들의 하루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 분주한 일과에서 배제된, 어쩌면 소외된 나의 하루가‘오버랩’처럼 겹쳐졌다.
“난, 다른 세상에 있었구나….”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세상이 더 좋았던 걸까.’
또, 스스로 물었지만 정답을 알 수는 없었다. 현장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 동료들이었고 그 밖에서 안주하지만, 나 자신에게 남겨진 생활을 성실히 고민한 나였기에 어느 것에도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저 제각기 삶을 살았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 감정은 뭘까.’
하지만 그런 부정적 감정도 일시 해소되었다. 다시, 새로운 환경을 접한 생물체가 갖는 일종의 적응기(과도기)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달랬다. 나는 엄연히 그들과 다른 사람으로서 존재했던 것 아닌가. 나는 원래 그대로의 나, 지금 하나밖에 없는 ‘나’이지 않은가. 그동안 ‘여유식’를 먹고 몸과 마음을 키운 나는 더욱 훌륭해질 것이라 믿고 싶었다. 새로운 ‘키’를 갖고 다시 일터로 돌아간 나는, 어느 곳이든 항해할 힘을 가진 것 아닌가. 다만 하나의 숙제가 남았다면, 그 배의 크기를 가늠하는 일. 조각배인가 아니면 거대한 크루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