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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진 Jan 24. 2023

달로 가는 해

음력 섣달 그믐날, 아침노을을 바라보며

  음력, 나는 '달로 가는 해'라고 부른다. 그것은 나만의 부름이다.      


  섣달 그믐날, 아침노을을 보기 위해 집 부근 개활지로 나갔다. 하루 일정상 아무래도 저녁놀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일출이라도 꼭 보고 싶었다. 그곳으로 나가니 효양산 동쪽 하늘에 붉은 울음이 울기 시작했다. 조용한 세상에 태양 홀로 우는 것인가. 아니다, 저건 분명 좋은 기운이다. '고조된 열정'이라 부르자! 한 해 부지런하게 또 열심히 살아낸 자신을, 마지막으로 불태우는 절정의 에너지. 그렇게 생각하자 금세 내 마음이 상쾌해졌다. 

  올해 음력, 나처럼 마지막 해를 바라본 사람이 또 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왠지 우리는 양력에 익숙해져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일 년에는 두 해가 존재한다. 특히, 동양권에서는 말이다. 나는 그 독특한 문화가 '행복한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양력의 마지막 해를 바라보며 새해를 빌었듯이, 음력의 것을 바라보며 자신의 소망을 되뇌는 일. 

  그것은 어쩌면, 내가 잊고 사는 다른 '하나의 해'를 의미하는지도. 엄연히 우리에게는 '숨겨진 기회'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찾는 사람만이 새로운 의미의 '보물'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 꿈을 향해 나아갈 강한 힘을 쌓는 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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