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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샘 Oct 07. 2023

12 필요한 자격

외국어 시험과 종합 시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한데 그것은 외국어 시험과 졸업 시험이었다. 외국어 시험이라 영어가 제일 싫은 사람에겐 고역이다. 지금 학생들은 영어가 자연스러운 제2 외국어이지만 나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세대? 변명이다. 어쨌든 기본 영어 시험을 봐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학기 지나 바로 볼 걸 미루다 제시간에 보게 되었다. 범위가 주어지고 그 내용을 해석하는 시험인데 들으면 쉽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막상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고 막막했다. 그것도 영어 포기자에게는 다 힘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범위가 주어지자 일단 번역기와 사전을 통해 모두 번역하였다.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가 참 도움이 됐다. 구글 keep도 한글을 따로 입력하지 않아서 편했다. 모든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서 나는 하나하나 번역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처럼 영어 공부를 한 셈이었다.


모든 단어와 문맥을 교정하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고 이상하게 문맥이 매끄럽지 않아 몇 번을 소리 내어 한국어로 말해 봤는지 모른다. 외워지는 내용도 아니라서(교육학 이론) 이걸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정말 영어는 정말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어찌어찌 내용은 모두 번역되었고 부분 발췌 형식이라 어디에서 어떻게 출제가 될는지 알 수 있는 것이 없었고 특히 전 기수의 시험 탈락 소식에 더 불안해졌다. 대충은 안 된다는 뜻이고 정확하게 번역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후에 알고 보니 다른 동기들은 같이 스터디를 하여 나눠 번역하고 공유한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거기에 참여했어도 결국 나는 혼자서 이걸 다 해야 직성이 풀렸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주일 동안 보고 또 보고 눈에 익히고 말로 중얼거리면서 익히고 모든 능력을 동원했었다.


시험을 보러 간 날은 주말이었고 시간에 맞춰 가 일부러 제일 앞자리에 앉아 혼자 다시 훑어보았다. 그리고 시험 시작과 끝....... 후련했다.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될 것 같았다. 불안함이 계속 들었지만 무난히 작성했고 떨어지면 다시 봐야지 하면서 절반은 체념했다. 다행히 합격이었다.


외국어 시험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졸업 시험이 또 돌아왔다. 시험 논문을 쓰기 위한 자격시험이 또 있었다. 졸업 시험은 세 과목이었고 세 과목의 교수님께  출제 범위를 여쭙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건 이미 범위가 정해져 있었고 자료 정리를 한 후 나의 의견을 첨부해 서술하면 되는 내용이라 외국어 시험보다는 부담이 덜했다.


시간 안에 모두 기술하고 가독성 있는 답안지를 만들어야 했다. 마치 어느 자격시험의 2차 주관식을 보는 느낌이었다. 키워드를 외우고 이를 풀어쓰는 연습을 이제까지 해 왔던 터라 목차를 외우고 내용을 이해한 후 암기하려 노력했다.


졸업 시험은 같이 시험을 보는 동기들과 의견을 나누고 이를 서로 공유하는 과정도 갖았다. 모두 공부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여겼고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는 생각도 했다. 이 모든 것이 박사 과정의 하나이며 이를 통해 나는 조금씩 성장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험일을 다가왔고 나는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것도 마무리가 되었다. 과정을 하기 전에는 부담감과 불안감이 나를 온통 지배했지만 결과를 끝내고 보니 모든 것이 그냥 과정의 연속으로 느껴진다는 게 조금 허탈했지만 묵묵히 지나왔다는 안도감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제 진짜 문이 열렸다!

논문의 시작이 임박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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