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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샘 Dec 03. 2023

16 근거지

어디에서 어떻게 일과 공부를 배울 것인가!

한국어 강사의 학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석사 수료가 많았던 시절이 지나 석사 졸업으로 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논문들을 통해 한국어 강사들은 실제 많은 정보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석사 수료만 가지고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근무하는 곳의 강사들의 학력은 기본 박사 수료이다.


몇 분만 아직 과정이 안 끝난 것 빼고는 거의 박사 수료인 셈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학력이 높아졌지 저번 주 강사들과 대화를 하다가 놀랐다. 그래서 혹시 지금 이 길을 들어서거나 학부를 졸업하신 분들은 각오하셔야 될 것 같다.


석사만으로는 부족한 시절이 와 버렸다. 실제 나도 석사 마치고 논문에서 해방된 기쁨을 느끼고 싶을 때 남편이 공부를 멈추면 다시 공부하기 힘들다고 서둘러 박사과정 할 곳을 서치 하라고 했고 두 곳의 대학을 고민하다 지원했었다. 생각해 보면 그때 멈췄다면 나는 지금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든든한 조언자 남편덕에 빨리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에 새삼 안도감을 느낀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짧은 내가 무엇으로 나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었을까? 강사들의 나이대도 점점 낮아져 학부부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오는 젊은 강사들이많다. 또한 그들은 컴퓨터 능력과 콘텐츠 활용 능력이 아주 좋아 기존의 강사들과 자연스레 차별화가 된다. 내가 학습자라도 그런 강사들의 수업 방식을 선호할 것 같다.


강사들에게는 요즘 같은 때에는 특히 콘텐츠의 활용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는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어야 하고 여러 콘텐츠 활용 능력도 있어야 한다. 나 역시 유튜브에서 보이는 것들을 실제 테스트해 보지만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수업 시간에 그것을 활용해 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해당 교재 내용과 워크북을 하다 보면 시간은 늘 빠듯하다. 어떤 학교는 워크북을 숙제로 내주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 부분을 수업 시간에 진행하기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학생들이 재미있는 수업을 원한다는 것도 알지만 내가펑크를 내면 모든 게 다 꼬여 버리기 때문에 끌고 갈 수밖에 없다. "미안하다. 친구들"


며칠 전 강사 추가 공고가 났고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 경력도 화려할뿐더러 학력도 다들 박사 수료에 외국어를 하나씩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지금 시작했다면 나는 정말 늦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찔했다. 계속 달려야 한다. 그게 공부이든 그 무엇이든 서 있는 것이 정체기고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없다는 것도 다시 느꼈다.


 그런 강사들 중에서 책임 강사, 전임 강사라는 직함으로 일반 강사들을 어우르는 분들이 계시는데 지금 학교 전임 강사님은 보면 볼수록 대단하신 분 같다. 일단 성격이 너무 긍정적이고 쾌활하시다. 그리고 스스로 겸손하시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셔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시는 재주가 있으시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나는 이 전임 강사님들의 일처리 스타일이 나를 그곳에 남게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오래 있던 곳들이 다 그랬다. 학교의 행정 시스템이나 전임 강사님의 마인드가 나로 하여금 학교를선택하게 하는 것 같다. 일단 모든 사람을 편견 없이 대하는 태도, 의견을 내면 무안 주지 않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받아 주시는 것, 그리고 응원과 격려가 장착된 분들이 그 자리에 계시는 것 같다.


그런 전임 강사님 덕에 우리 일반 강사들은 좀 더 한국어 강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 같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는 좀 어렵다. 늘 바쁘신 분들 게다가 그 자리가 수업 배정 권한이 있어 잘못하면 오해도 받을 소지가 있어서 더 그렇다.


상황만 되면 언제나 기꺼이 도와드리고 싶다. 진짜. 애쓰는 것을 알기에 그렇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쓴 계기는 바로 진학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해서다. 지금 학부를 졸업하여 이 길을 들어서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 앞서간 이로서 알려주고 싶다. 석사는 박사와 연계해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이 과정이 긴 데다가 중간에 옮기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해서 그 수고가 더해진다.


자신의 연구 주제와 맞는 교수님을 찾고 그 교수님이 계신 학교에 들어가 박사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까지 다니면 좋겠지만 그게 사정상 여의치 않다면 국립대 중에서 골라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한국어 교육 전공 교수님이 계신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일반 국어교육, 국문과 교수님들은 자신들의 전공이 아니기에 의견을 선뜻 내주시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서로 조심스럽다 보면 주제 정하기까지 시간이오래 걸릴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 교육 전공자가 계신 대학원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주제는 석사에서 확장해서 박사까지 아우를 수있는 일관성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석사에서는 박사에서 하는 연구의 일부만 보여주는 것으로 하고 이를 확장해서 박사 논문에서 모두 다루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연구의 지속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을 듯하다.


박사까지 가는 분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제는 학부 졸업하고 자신의 진로를 거시적 관점으로 보고 설계하는것이 후에 시간 소요를 줄이는 방법인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보니 그래도 헛으로 시간 낭비 없이 진행해 왔다는 안도감이 든다. 의지도 강했지만 실제 운도 따라준 것 같다.


새로운 강사들의 학력을 보고 조금 놀라서 그렇게 이 한국어 강사 현장이 달라진다면 이 길을 들어선 이들도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나를 다 말렸고 나 역시 해야 되는 건가 반신반의했는데 실제 지금의 현황은 박사가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도 공부도 근거지가 필요하고 그것을 선택하기까지는 까다롭게 고르고 따져야 한다는 것을 경험상 체득했기에 깊은 고민을 하면서 나아가시길 바란다. 오늘 문득 이 길을 시작할 때 조금 정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생각에서 이 글을 남긴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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