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을 앞두고

일본 여행의 며칠 전

by 모리샘

일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이다. 자연이 웅장하고 공기도 맑고 내가 좋아하는 눈이 있는 곳이기에 겨울 여행하면 나는 항상 이곳을 생각한다. 그래서 학사 일정이 마무리되는 즈음 바로 호텔과 항공을 예약했다. 그리고 맛집과 동선을 모두 고정한 어제 우연히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아오모리 근처 강진, 그때 이 기사를 본 적이 있지만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유튜브나 기사에서 그 불안감은 생각보다 컸다. 난카이 지진을 30년 이내에 80%로 내일 터져도 이상하지 않는다거나 한반도까지 영향이 있을 거라는 기사가 너무 많아 정신이 잠시 혼미해졌다. 그런데 왜 아무도 나를 말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그곳으로 간다고 했을 때 아무도 왜 거기야?라고 묻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몰랐다.


나는 홋카이도를 가장 좋아한다. 자연과 공기와 그곳의 광활함을 사랑한다. 그래서 고민도 없이 홋카이도를 택했다. 그런데 어제 본 자료들은 나를 혼미하게 했다. 지금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일까 뭐 이런 비아냥도 있었고 현지인들의 자신의 판단이니 스스로 잘 판단해서 오라는 당부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지진 관련 발생 빈도와 위치를 일본 기상청으로 들어가 확인하고 쳇 GPT를 통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빈도와 위치를 확인했다. 난카이 혜구 위치와 내가 가는 곳의 지진판의 명칭까지 확인했다. 좋아하지도 않은 영상들을 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진의 연역적 추론보다 현실의 불안감이 덮어 버린 영상과 자료를 보면서 경주 지진 발생에 나도 침대에서 흔들림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게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다면 불안감은 상상 이상이겠다. 이런 생각도 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번 여행의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고민도 많다.


크리스마스 전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것을 보았고 그들은 일본을 간다는 나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았다. 영상과 자료를 찾다 보니 난카이 계곡의 위치는 내가 가려는 곳과 다른 판이었고 지진 강도 5까지는 일본에서 자주 있는 일이라는 것, 이번 지진 강도 7.5는 꽤 강한 거고 동지진의 경우 이런 지진 후 강도 9였다는 사실까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 우리 역사에도 지진이 꽤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는 사실과 우리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제일 위험한 것은 쓰나미였다. 강도 9가 오면 동반하는 쓰나미의 높이가 상상이상이라는 것 그 점을 간과한 동지진의 방송은 사람들이 건물의 높이를 선택하는 데에 정확한 정보를 주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생존자들은 방송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여 살았다는 것도 정말 많은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 12월 8일 발생한 아오모리 지진 7.5의 경우 실제 관광지에서 겪고 돌아온 이들의 생생한 체험까지 주재원의 현지 초등학생인 아들은 출입문을 열어 두고 식탁으로 들어가는 동안 자신은 그것을 보고만 있었다는 내용이었는데 교육을 받는 것과 받지 않은 것의 차이도 칼럼을 통해 배웠다. 우리도 지진 관련 안전 교육은 받지 않으니 잘 모르지만 일본은 이것을 아주 반복적으로 시킨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관광지에 있었던 한국인들이 느꼈을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런저런 자료를 찾고 마지막으로 쳇에게 질문했다. 나는 이번에 분출된 근처에서 여진이 없다면 당분간은 괜찮다고 본다. 그리고 이 지점은 난카이 계곡과 다른 판이라고 들었다. 지진 시 행동 요령과 내가 묵을 호텔의 시공 연도와 내진 설계, 근처 피난 장소를 알려 달라. 내가 관광할 곳에서 쓰나미 영향이 있는 곳을 제외하라는 주문까지, 가려고 한 곳의 위험도와 지진 경보 앱 정확도 높은 것을 알려 달라 등의 여러 가지 질문과 답을 얻었다.


쳇과 제미나이는 내가 찾은 자료와 비슷한 답을 내놓았고 지진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주고 설명해 주었다. 모처럼 지질 공부를 한 듯하다. 그리고 지진보다 쓰나미 대피 요령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내가 머무는 곳은 24년 신축으로 내진 설계가 되어 있고 실제 그 근처의 대피소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일본에서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것은 지진 정보와 관리를 받지 못한다고 피하라는 것도 이해가 되었고 해안선 근처 호텔을 피하라는 것도 그리고 지대가 높은 곳을 위주로 관광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상당히 많은 정보를 논문을 읽듯 정독하였고 지진에 대해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정보를 많이 머리에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으로 저녁에 자기 전에 내가 준비할 행동 요령으로 짐을 옆에 핸드폰 충전 필수, 보조 배터리 챙기기, 물과 에너지바 여분 준비, 현금 준비, 신발과 옷도 바로 옆에 두고 잘 것을 당부받았다. 시내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지진 발생 시 고립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내받았다.


기억이 안 나는데 몇 년 전에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우리 비행기는 30분 정도 착륙을 못하고 상공을 돌았다고 들었다. 그리고 JR선이 모두 통제되어 렌터카로 뛰어갔다고 하는데 나는 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날까 그래서 그것도 늦었으면 우리는 차도 못 구하고 하코다테 호텔의 가이세키 요리 시간도 못 맞췄을 거라는 이야기를 어제서야 알게 되었다. 난 무딘 사람인가 보다. 그런 게 전혀 기억에 없다. 그만큼 여행이 즐거워 듣지 않았거나. 남자들은 아주 심각했었다고 한다.


남편은 홋카이도 자체가 지진이 빈번하고 그런 것을 감수하고 우리는 여행을 다녔다는 말과 너무 불안감을 키우는 것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으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호텔에 이메일을 보내 일행의 쓰나미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다면서 8층 이상의 방을 요청했다.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메일은 보냈다. 나는 나의 안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 누군가는 꼭 그렇게까지 해서 일본을 가야 해요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나는 비행기를 오래 탈 자신이 없고 동남아시아는 좋아하지 않아서 대안이 없다.


무엇보다도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 모처럼 여행 스케줄을 잡고 내가 얼마나 즐거웠는데 이미 동선을 다 정하고 보니 이렇다. 만약 그전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다면 홋카이도 북부 서해 쪽으로 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고야도 안전하지 않다고 해서 대안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도쿄, 오사카, 시즈오카가 난카이 지점이라고 하니 후쿠오카 외엔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영사관과 대사관 위치를 사진으로 저장하고 전화번호 역시 캡처, 지진 경보 앱 설치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날 것 같다. 떠나서 돌아올 때까지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무모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괌으로 떠난 지인이 숙소에서 지진을 겪었다는 것은 어디서든 예측 불허한 세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무섭고 두려워 아무것 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래서이니 혹여 다른 시선으로 보시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여기에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은 후에 나의 당시의 생각을 알기 위함이니 너그러이 읽어 주시길 바란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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