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이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니다

by 맑은샘

“우당탕탕!”

산이가 수학책을 꺼내려고 사물함을 열었는데, 안에 있는 게 바닥으로 다 쏟아졌다. 쓰레기통이 엎어진 것처럼 난리가 났다. 구겨진 학습지와 교과서, 어제 쓴 크레파스까지 다 떨어졌다. 공부하려던 아이들은 산이를 쳐다본다. 산이 주변은 정리 정돈이 안 되고, 책가방도 바닥에 나뒹굴어 다닌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보다 산이처럼 정리 정돈하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다. 계속 지적해도 그때뿐이다. 잔소리나 몇 번의 지도로 정리 정돈하는 습관은 생기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꾸준히 적어도 66일 이상은 실천해야 습관이 된다.


이럴 때 노래를 부르며 정리하는 반규칙을 세우는 건 어떤가? 매일 아침 9시 수업 시작하기 전, 반 아이들과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 정해 노래를 부르면서 정리한다. 선생님은 오늘 배울 교과서와 준비물을 알려주고, 아이들은 차시별로 미리 책상 서랍 안에 준비해 놓는다. 아침에 오자마자 미리 정리한 아이들은 산이처럼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친구를 도와주기도 한다.


초등학교 일반 교실은 20평이다. 여기서 반 아이들 25명이 하루 종일 함께 지내고 있다. 산이에게 개인 책상과 사물함은 너무 작을 수도 있다. 정리하지 않고 그냥 넣으면 금방 가득 차고 넘친다. 정리정돈을 못해도 집에서는 괜찮은데 학교에서는 괜찮지 않다. 고작 정리정돈을 못했을 뿐인데, 자꾸 놓치면 나도, 친구들도 불편해진다. 그러다가 친구가 산이 책가방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다. 안전사고까지 일으키는 큰 문제가 된다.


산이는 다행히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고, 반규칙으로 정한 활동을 같이 잘 참여했다.

- 우유송을 부르면서 우유 마시기

- 쉬는 시간에는 동요나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놀기

- 공부 시작과, 마무리를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노래나 가요 부르며 정리 정돈하기


이럴 때 선생님도 같이 하면 더 효과적이다. 우유도 같이 마시고(아니면 커피나 차를 마셔도 좋다), 마무리 정리 정돈할 때도 같이 한다. 학생들은 자기 책상 주변을 정리하고, 교사는 교탁과 칠판 주변을 정리한다. 선생님이 교사 주변의 지저분한 걸 정리하면, 아이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자기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다. 이때 교실 참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면 아주 좋다.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 자기 자리를 정리하는 건 가장 기본이고, 작고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사소한 것이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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