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을 누가 가장 잘 들을까? 말하는 교사 자신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사 자신이 가장 많이 깨닫는다. ‘일찍 일어나야지, 약속 시간 잘 지켜야지, 골고루 먹어야지’ 결심한다.
나는 길을 잘 못 찾는다. 길치면 미리미리 나서야 하는데 의외로 느긋하다. 제시간에 갈 거라고, 제대로 찾을 거라고 믿고 천천히 나섰다가 자주 늦는다. 아이들에게 지각하지 말라고 가르치다가 문득 내 지각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향해 한 말이 나를 찔렀다. 지각 습관을 고치는 건 무척 어려웠다. 결국 내가 예상하는 시간의 ‘딱 2배’를 계획하기로 했다. ‘20분 걸릴 거야 ’하면 ‘40분’ 먼저 나서면 얼추 시간이 비슷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가장 많이 배우는 게 바로 교사 자신이다. 늘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출근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다. 줄넘기 지도를 하려고 2단 뛰기를 연습하고, 배드민턴과 배구를 연습해서 시범을 보인다. 음악 시간에 국악 지도를 하려고 방학 동안 국악원에서 단소, 강강술래, 사물놀이를 배우기도 했다.
원래 관심이 있었던 분야는 더 많이 성장하기도 한다. 어릴 적 배운 피아노 덕분에 합창 지도를 하게 되었고, 50여 명의 합창대원과 맹연습을 하고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갔다. 스카우트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여름방학에 상급 훈련을 받았다. 8월 초 무더위에 배낭을 메고 20km 행군해서 텐트에서 잤다.
아이들이 지켜보니까 더 멋진 교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선생님을 보면서 따라 하거나, 선생님을 보면서 어른의 세계를 알아가는 아이들이 있어서 책임감을 느낀다. 교사도 아이들을 보며 배운다. 아이들처럼 많이 웃고, 속상해하고, 신나기도 한다. 아이들처럼 모르면 순진하게 물어봐야지 하고, 톡톡 튀는 말이나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한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계가 깊어진다. 아이들의 ‘사람책’ 같은 각자 사연을 알게 된다. 아이들 각자가정말 다양하다는 걸 또 배운다. 아이들은 자라온 환경, 신체적 발달, 정서적 안정감, 학력 수준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교사로서 어깨가 무겁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자의 말처럼 교사 자신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즐거워야 한다. 교사가 힘들고 지치면 교실 분위기도 바뀐다. 교사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지켜야 한다. 다른 교사나 다른 반과 비교하지 말고 ‘잘했다, 괜찮다’하고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과 교사는 함께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은 교사를 통해 친구와 학교, 동네, 사회로 시선이 확대된다.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린다.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다. 이때 아이들은 교사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걸 배우며 성장한다. 교사는 그런 아이들로 인해 또 배운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성장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