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세민 May 11. 2023

믿음이 버팀목이 되는 일터

“우리가 출근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그리스도를

소중히 여길 때 세상일은 낭비가 아니다.”

존 스테판 파이퍼, 목사


 작년 1월부터 구청에서 이어져 온 기독신우회 모임을 책임지게 되었다. 어떤 모임이든 회장 역할은 서로들 꺼리는 세태인데, 기존 회장이 명예퇴직을 하는 마당에 하는 부탁이라 받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신자들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보고 예배당으로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니, 일터에서의 신우회 모임도 전보다 더 활성화되기 어려웠다.      


 과거 신우회 모임은 지역에서 교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교회에서 모여 간단히 예배를 보고 김밥 등을 먹으며 교제하고 구청으로 복귀하는 방식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교회도 어려워지고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교회에 가서 하는 행사도 썩 적절치 않았다. 그래서 모임을 다시 시작한 2022년 1월부터 소그룹이 모여 경건회를 하듯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신우회를 시작하였다.     


 먼저 신우회 모임이 있기 한 주 전에 온라인 쪽지로 회원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을 기도하며 장소와 시간을 알렸다. 그리고 해당 일자에 다시금 참석 여부를 묻는 메신저를 보내서 당일 행사를 챙겼다.     


 경건회의 구성은 일반적인 예배 형식을 축약하고 설교 부분을 내가 다니는 교회의 주일설교를 요약 정리하여 소개하면서 나눴다. 그리고 말미에서 세상을 향한 기도로 국가적 사고나 우려되는 일들에 대해 기도하고 회원 각자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현장에서 온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도하였다. 또한 걱정과 근심이 있는 회원을 챙기고, 민원인의 폭력과 과도한 폭언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였다.          


 일년을 넘기면서 지역의 교회협의회 임원진이 바뀌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최근에는 교회와 함께 부활절을 기념하여 계란을 돌리기도 하였고 지역교회협의회 이름으로 삼백만원 상당 온누리상품권을 취약계층에게 지원하고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기도 하였다.     


 여느 모임과 마찬가지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각 회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서로 힘을 내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평소 읽는 성서의 말씀 중 감동을 받은 구절을 담아 카톡으로 공유하기도 하고 시간을 내서 현재 삶의 어려운 가정사를 듣고 그 해결을 위해 기도하고 필요한 조언을 하기도 한다.      


 부당함과 상대적 소외를 당하기도 하는 직장에서 하소연을 듣고 다독이는 손길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굉장한 힘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작은 모임 속에서 우선 실천하는 것이 시작되고 있다. 각 부서에서 상사와 부하와의 관계 속에 마음의 상처를 심각하게 받고 흔들리는 경우, 가정에서 자녀의 방황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무너지는 경우, 승진과 관련한 긴장과 스트레스로 힘든 경우 등등 각자가 당면하고 있는 기도 제목은 계속 생성되기 마련이다.  


 이번 달에도 신우회 모임은 계속 된다. 청사 내 모임 공간이 마련되지 못해, 가까운 카페 공간을 예약했다. 독립된 공간이라 찬송과 기도를 하기에 적당하리라 생각된다. 채 1/4도 모여지지 않지만 그리고 냉담자로 빠져버린 직원들도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성실하게 모임 공지를 날린다. 그리고 받아들이든 받지 않든 좋은 마음으로 회원들에게 하나님의 평강이 내리길 기원한다.     


 믿음은 각자의 내밀한 곳에서 심겨진 중심추다. 믿음은 변화하고 격동하는 사회환경에 든든히 맞서는 심지가 되고 걱정과 근심으로 어두워지는 내면세계를 붙드는 버팀목이다.     


 “주께서 사랑하시듯 사랑하라”는 말씀처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신우회 회원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들을 더욱더 일으킬 수 있기를 기도한다.  


작가의 이전글 말레이시아에서 배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