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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민 Aug 11. 2023

자활을 모색하는 공간


"함께 한다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함께함을 유지하는 것은 진보를 뜻한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을 뜻한다."

헨리 포드, 기업인


 “내 삶에 희망과 활력이 되는 일자리 자활사업은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취업과 창창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분들에게 밝은 내일이 있습니다. 누구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산광역시와 부산지역 자활센터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 지하철 일부 구간에서 방송되는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더욱 옥죄는 시점에서 지하철에서 들려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경쾌하면서도 긍정적인 사회적 배려의 느낌을 준다.


 상당수의 조건부수급자들이 과거보다 고용시장에서 취업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오히려 자활사업단에 정원이 있는지 물어오기도 한다.

 

 자활사업은 지자체 자활사업 담당부서와 지역자활센터가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우리 구청의 경우, 시장진입형 사업으로 카페와 편의점을 운영하고 청년들의 자립지원을 모색하는 청년도전사업단을 운영한다. 사회서비스형 사업으로는 간단한 수작업을 하는 두 개의 사업단과 학교 사서도우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구청 직영으로 환경정비사업과 급식도우미를 지원하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각 자활사업이 시행되는 작업공간은 참여자들에게 매우 뜻깊은 의미를 전달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경우, 지역자활센터는 종교시설 부지내 일부 공간을 사용해 왔었다. 마땅한 장소가 없었고 지역복지시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복지법인과 관련된 성당의 도움을 받아서 관리비외는 무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종교시설의 고유한 속성으로 전례공간의 추가적 필요가 대두되면서 새롭게 장소이전을 고민하게 되어 작년에 인근 빌딩으로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옮기게 되었다. 코로나19로 계속 문제가 되었던 교육공간과 사무공간의 중첩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두 개 층을 임대하여 한 층은 사무실로, 그 위층 일부 임대한 부분은 교육장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또한 자활사업단의 경우, 시장진입형은 카페나 편의점을 사업장 임대를 하게 되지만, 사회서비스형의 경우, 종이가방이나 간단한 의류 실밥정리 등을 하는 상황에서 임차료를 내고 사업장을 사용하는 데서 지자체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한걸음 나아갔다.


 공유재산 무상임대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건축한 건물들 중 일부를 자활사업단이 임대할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6조에 근거하여 심의를 받아 공유재산 사용료를 감면받고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작년과 올해를 지나오면서 지역자활센터는 도심 속 평지에 상대적으로 싼 보증금과 임차료를 내는 조건으로 계약 이전하였고 자활사업단도 모두 구청이 관리하는 공유재산 건축물로 이사를 완료하였다.


 기존 사업단은 여러 곳에 산재하고 일부는 중첩되어 각 공간이 가져야 할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였다. 이제 한 지역에 사업단들이 마주하게 위치되면서 조금씩 각 사업단의 독자적인 향후 전망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지역자활센터는 만10년의 세월을 보내고 쾌적한 사무공간과 상담공간을 마련해서 추가적인 인력도 필요에 따라 채용할 수 있는 여백을 마련하였다. 과거 사무실 안쪽에 마련된 자활교육장을 위층으로 올리면서 각종 민원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던 사례들도 사라지게 되었다.


 자활사업단의 경우도 단순한 수작업이었지만 엘리베이터도 없는 낡은 건물에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완성된 일감을 내리던 일들도, 주차공간도 없이 길가에 세워두고 정신없이 물건을 담아가던 일도 이젠 옛일이 되었다. 청년도전사업단도 여성중심으로 수공예품을 만들던 팀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던 것을 별도 공간으로 옮기면서 창의적 인턴도전과 취업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에 힘이 되는 일자리”는 얼른 보기에 빛깔이 나는 일터의 모습은 아니다. 인력시장에 도전하다 지쳐 주저앉은 사람들, 허약한 몸으로 일반적 고용형태에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 일정한 나이 이상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희망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여러형태 기업에 도전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버팀과 성장을 이루어가는 현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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