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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민 Sep 19. 2023

풋살대회, 골 때리는 사회복지사들


“한 사람이 팀의 핵심 멤버가 될 수는 있어도, 한 사람만으로 팀을 꾸릴 수는 없다.”

카림 압둘자바, 농구선수


 부산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축구동아리 라포FC 팀의 활성화 지원과 저변 확대를 위해 풋살 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라포FC는 풋살대회를 통해 사회인축구대회를 준비할 신생인력들을 매년 발견하고 있다. 풋살은 최근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프로그램으로 더 많이 알려져 남녀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5월초 각 지회별로 참가신청을 받고 한달 후 6월 3일, 2023년 라포FC배 부산시 사회복지사 풋살 페스티벌이 백운포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열렸다.

 각 지회별로 최소 6명에서 최대 10명이 참여하는 팀이 구성되고 선수들의 동료들이 함께 열띤 응원으로 즐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어쩌면 응원한 그녀들의 목청 힘으로 순위가 결정된 것이 아닐까싶다.     

 내리쬐는 여름의 열기 속에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 가까이 전후반 10분씩 중간 휴식시간 5분하여 25분 1경기가 치러지고 각 팀은 일정 속에 경기 없이 한번 35분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선수들의 면모를 보니 오십대 중반에 가까운 복지관 관장이 있고 이제 갓 신입으로 들어온 사회복지사가 있다. 날렵한 힘은 청년에게 있을지 모르나 조기축구로 단련된 노장이 지구력에 있어서는 단연 으뜸이었다. 쉽게 지치는 젊은이보다 잦은 출전으로 위기에서 승전을 일구는 모습을 장년이 보여주었다.     

 농구를 보는 것처럼 작은 구장내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다보니 금방 금방 체력이 고갈되고 그 모습이 포착되거나 뛰는 본인 스스로 의사를 표시하면 교체해 주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경기는 물고기가 수면을 스쳐가듯 생동감이 넘쳤다.     

 풋살 경기를 하는 이유, 축구동아리를 유지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딱딱한 분위기의 사무실과 어느새 판에 박힌 업무 일상이 사람을 메말라가게 하지 않을까? 옆에 가까이 앉아 일을 해도 서로의 속을 알 수 없고 맹숭맹숭한 관계가 계속되지 않는가! 돈독한 사이가 되려면 특히 남성들에게 축구와 같은 운동만한 것이 있을까한다.     

 일찍부터 모여 먼저 점심을 먹고 시작된 경기지만 가져온 먹거리는 풍성하다. 경기 사이사이에 간식을 제공하고 체력을 급속 충전하여 다시 내보는 역할도 경기장 밖 동료들이 물샐틈없이 맞추었다. 유독 높은 옥타브의 경쾌한 목소리로 파이팅과 콕 집어 누구를 격려하는 응원멘트는 열외처럼 참가에 만족할 지회의 예상을 넘어 최종 3위에 오르게 하였다. 한끗 차이로 우승팀에 져서 3.4위 결정전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하루를 즐겁게 보낸 이상 남부럽지 않은 기분을 만끽한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또 그늘 벤치에 앉아 오랜만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눈다. 못 보던 사람들이 보여서 누군지 확인하니 병원의 간호사가 함께 하고 있다. 치열한 운동경기를 하니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아니나다를까 생생한 가장 어린 선수가 무릎과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장 밖으로 나온다. 주위 동료들이 선수를 부축하여 반듯하게 누워있을 곳을 마련하고 스프레이 연고를 뿌리고 일부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하였다.      

 어느덧 결승전이 마치고 18시가 되어 폐회식을 가졌다. 시상식을 하는데 상금이라고 20만원, 10만원, 5만원이라 돈보다 기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하는 행사니까 돈은 크게 상관 없는 것이다. 행사를 마치며 다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경기는 선수가 주인공일지 모르지만 이날의 풋살 대회는 백운포 체육공원의 한켠에 있었던 모두가 한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세워주는 주체였다.     

 풋살대회, ‘골 때리는 사회복지사들’은 내년에도 함께하는 드라마를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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