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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민 Jan 10. 2022

사실혼 부정수급 확인처리

 “진실은 존재합니다. 오직 거짓말만이 만들어질 뿐입니다.”

조르주 브라크, 미술가


 기초수급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눈들은 주위에 많이 있다. 1차로 공무원들이 있고 사회복지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고 수급자 본인들의 지인들이 바로 해당자들이다.


 평소 허물없이 지내다가도 가까운 지인들은 친구의 불공정을 용납하기 어려워지면 복지로(bokjro) 사이트에 부정수급이라고 신고한다. 누구나 자신의 형편과 상대의 사는 모습을 비교하면서 배가 아파오는 듯하다.


 복지로를 통해 봄볕이 내리는 즈음 부정수급이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결혼을 했다는 증거사진과 동일한 주소에 거주한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었다. 처리기한이 있는 신고이기에 조심스럽게 늦은 밤에 찾아갔었다.


 해당 주소지에 갔으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고 바로 옆 건물 사실혼 관계의 남자 집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바로 옆 건물과 동일한 구조의 건물 같은 호수 기막힌 우연인지 이렇게 속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입신고 이후 임대차계약서 신고만 바꿔 하면서 혼선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아 그날은 조사를 중단하고 몇 컷의 사진만 확보하고 돌아왔다.


 주말을 지나고 평일 낮 시간에 그 곳을 다시 방문하였다. 집으로 알고 들어갔으나 주소지는 사업체와 병행하는 투룸 공간이었다. 찾아온 사유를 설명하고 조사에 응해달라고 고지하였다. 사업을 하고 있는 정황을 보고서 다른 방을 조사하는 중 문제의 결혼사진을 발견하였고 함께 살고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너무나 명확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발뺌을 하고 동거가 아니라고 부인하였다. 그리고 바로 남성이 주소를 이전하였다. 선처를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부정수급에 대한 환수를 약속하지 않아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


 조사관리계 담당직원과 생활보장계장이 함께 경찰서 수사계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조서를 만들게 되었다. 복지로 사이트에 부정수급 신고한 자료와 조사관리계의 조서를 중심으로 하나하나 검토를 마치게 되었고 경찰 조서는 검찰로 넘어가서 지휘를 받게 되었다. 당초의 환수금액과 동거기간에 대한 판단보다 검찰은 더 길고 많은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회신하여서 추가조사가 이뤄지게 되었다.

 경찰의 조사까지 연결되면서 대상자는 부정수급에 대한 잘못을 상당히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환수 받아야 할 부정수급 비용도 소액이지만 정기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실혼 관계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지자체로 바로 신고가 들어와서 여성단독세대주로 있는 가구를 방문하였더니 아무런 동거하는 사람에 대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과거 이혼한 전남편이 한 번씩 연락하고 방문하고 간 정도로 확인되었다. 또 다른 사례는 노인가구로서 남성이 지인 여성의 집에 더부살이하듯이 생활하고 있었던 경우였다. 친구라고 이야기하고 주변에 말이 많다면 자신이 이사 가겠다고 하고서 다음날 인근으로 전출하였다. 사채와 신용불량 등에 따른 가족불화로 이별하고서도 또다시 동거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가구주가 실종되었다고 하였지만 추후 실제로는 연락이 오가면서 사실상은 도움을 주고받는 세대도 있었다.


 본인들의 곤란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제도의 틈을 비집고 거짓으로 조사에 응하고 보장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더러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행복e음으로 자료가 축적되고 있으며 각각의 상담내역도 쌓여가고 있다.


 부정수급을 밝혀내는 일은 더 이상 거짓으로 거짓을 대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그간의 보장비용의 환수와 부정수급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광역시도, 기초지자체의 네트워크는 정부의 정보와 지역사회의 정보를 합하여 공정한 사회복지의 지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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