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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민 Jan 19. 2022

자가격리 근무 소통 유감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을 듣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 컨설턴트


 코로나19는 2019년 12월부터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하여 2020년 2월 23일부터 한국사회에서도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로 계속 대처되고 있다.

 구청 보건소의 경우 24시간 가동체계를 갖추고 확진자나 의심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확인하며, 복지정책과에서는 구호품을 지원받거나 구입하고 안전도시과를 통해 자가격리자를 관리하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사실상 전직원에게 자가격리자를 지원하는 업무가 배당되었다. 안전도시과를 통해 자가격리자 물품과 보건소 키트를 전달받으면 격리자가 생활하는 공간까지 배달하였다. 격리물품 수령증과 격리통지를 받았다는 서류를 서명 받아서 보건소에 제출했다. 구청에서 배차된 차량 또는 개인차량으로 주소지 근처에서 내려 생필품을 들고 골목 여기저기를 찾아 간 경우도 제법 많았다.


 위치확인을 위해 자신이 가진 휴대폰에 자가격리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도록 종용하였다. 주변에 도와줄 사람은 없는데 휴대폰에 뭘 까는 것이 어려워서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식사나 아이 돌봄 등 자신들의 형편에 따라 시간이 늦어지면 밤 11시를 넘겨서까지 통화가 이어지게 되었고 ‘휴~’하고 한숨 쉬는 소리를 서로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다. 유튜브 설명을 보내고 절차흐름을 설명하고서야 실시간 정위치 확인은 가능했다.


 자가격리 앱 상 위치이탈로 표시되거나 일정시간 이상 확인이 안 될 경우, 구청에서 확인차 해당 집으로 가서 벨을 누르고 바로 점검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는 여러 가지 여의치 않은 대상자의 경우에는 불시에 정위치에 계신지 현장 방문하여 호명하여 불러보게 되었다.

 앱의 이상으로 자주 알림음이 들리거나 휴대폰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위치확인이 어려울 경우 확인통화와 앱 확인 요청으로 격리자의 상태를 기록하였다. 하루 두 차례 오전10시와 오후8시 체온과 건강상태를 회신 받아 모니터링을 해왔다.


 사람을 일정공간에 강제로 있게 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결코 쉬이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기업체 대표는 ‘잠깐만이라도 근처 산책 정도 허용해 줄 수 없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심리적으로 공황상태에 이르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현재 처지를 하소연하기도 했다.

 매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는 경우, 애용하는 기호품(커피, 아이스크림 등등)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말 필수적인 부분 외면하기 어려워서 해당 담당자들이 택배노동자처럼 대행하게 되었다. 갇혀 있는 사람들의 호소를 들으면서 부가적 업무랄 수 없이 하게 된 것이다.


 대상자들 중에서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물음에 매우 소극적으로 응하는 경우도 많아서 여러 차례 통화하거나 부모와의 통화 끝에 다시 회신을 듣게도 되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거나 학교 수업을 듣고 있는 상황도 있었다.


 이제 만2년이 되어가는 자가격리자 관리업무는 평일 물품전달을 택배사에 위탁하게 되었고 위생키트는 공무원이 가져다주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또다시 늘어나는 시점이다. 보건소 맞은편 PCR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줄은 여전히 길게 줄지어 있다.


 상시적 감염병 대응체계에서 보건인력의 피로는 상당한 정도로 휴직을 신청하고 신규자로 복직자로 충원을 하고 있으나 누적되고 있다. 사회복지 부서영역에서도 취약계층이 폭증하는 가운데 자가격리와 코로나19 관련 업무지원으로 한층 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언제 도래할지 알 수 없으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고난을 극복한 한국사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격려하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북돋우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길 기원한다.


 나의 잘못도 당신의 잘못도 아닌 코로나19 상황의 일상이 격리자와 공무원 사이에 벌어지는 소통의 시간임을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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