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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서리 Mar 21. 2021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 생기는 일

노션,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어요

  2020년 12월 말.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나만의 작은 시상식을 열기로 했다. 나의 1년을 돌아보고 그간 내 곁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이름은 “2020 신서리 어워드”와 “2020 신서리 땡큐 어워드”로 정했다. 원래는 신서리 대신 내 본명과 비슷한 이름이 들어갔지만, 여기서는 닉네임인 신서리로 대체한다.


  우선 "2020 신서리 어워드"를 통해 내 2020년을 돌아보며 나에게 상을 주었다.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 상을 여러 개 만들고, 어떤 점에서 상을 주고 싶었는지 적었다. 그걸 보며 1년 동안 참 열심히 살았다 싶었다. 이건 나에게 1년 회고의 또 다른 이름이었고, 다음 해를 살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었다.


  그리고 2020년에 내가 고마웠던 사람들을 정리했다. 누가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는지, 누가 내 옆에서 함께 해줬는지 고민해보았다. 그들은 한 명이기도 했고, 여러 명이 함께이기도 했다. 고마움의 종류에 따라 상 이름을 정하고 어디에 누가 속하는지 고심하면서 정리했다. 그게 바로 "2020 신서리 땡큐 어워드"였다. 메시지에 이 상을 받았다면, 당신은 나의 2020년에 큰 자리를 차지했다는 뜻이니 마음껏 자랑스러워해도 좋다는 뻔뻔한 한 마디도 덧붙였다. 사실 원래는 최근 떠오른다는 툴 “노션”에 적어두고 상장을 만들어 전해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빨리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상장 폼을 만들기도 전에 링크 형태로 바로 전달해버렸다. “띵-동! 신서리의 땡큐 어워드가 도착했습니다!”를 외치며.


  수상자들에게 메신저로 어워드 링크를 보내주자, 연락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노션이 생소해 그 자체를 신기해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전해진 메시지와 링크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받은 링크에서 본인의 이름을 찾았다며 신나 하기도 하고, 어워드를 캡처해 오랜만에 상을 받아본다며 자신의 SNS에 자랑하기도 했다. 형태는 모두 달라도 하나같이 즐거워하고, 고마워했다.


  신기하고 이상했다. 내가 고마워서 시작한 어워드를 보고, 그들은 나에게 고마워해 줬다. 떨림 반 설렘 반으로 받는 사람들이 기분 좋아하길 바라면서 보냈던 거였는데, 그 후에 오는 연락들로 내가 더 들떴다. 한 친구는 구체적으로 뭐가 고맙고 어떻게 사랑하는지 이야기해줘서 좋았다고 본인 블로그에서 후기를 들려줬다. 이렇게 고맙다고 한 말을 더 고맙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고맙다는 말을 계속하리라 다짐했다.


  나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다가도, 문득 누군가 떠오를 때면 그때그때 연락을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갑자기 연락을 받은 사람들은 그때마다 굉장히 반가워하거나 고마워했다. 그 감사 인사를 받으면서 나는 이렇게 주위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구나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어떤 친구는 다른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연락할 때 엄청 고민된다고,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나의 장점을 살려, 앞으로도 주위 사람들을 살피고 안부를 물어봐주기로 다짐했다. 특히 연말에 진행했던 어워드를 통해 다들 즐거워하는 걸 보면서,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내년에도 해보려고 한다.


  일상에 가끔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있다면, 사람들이 조금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지금처럼 재난으로 가득해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할 때는 더욱 그럴 것이고. 서로에게 감사와 사랑을 조금 더 잘, 그리고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러려면 나부터 더 많이 말해야겠지.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많이 됐어요. 앞으로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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