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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밈 Apr 22. 2019

퇴사를 꿈꾸는 공무원

스스로 들어가 왜 나오질 못하니

어쩌다 보니 공무원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내 꿈은 '퇴사'다. 울타리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멋지고 휘황찬란하다. 유튜버, 디지털 노마드, 여행작가, 능력 좋은 프리랜서 등 자유로운 직업들을 동경하게 된다. 혹은 대기업, 공기업 문을 두드리며 더 좋은 회사에서의 내 자리를 열심히 찾고 있다. 멋지게 발표를 하고 해외출장을 다니는 직장인의 모습을 그려본다.


울타리 안에서 나는 또 다른 색안경을 끼고 다른 직업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바쁘다. 조금이라도 그럴듯한 정답을 찾아내야 내가 오롯이 그것에 몰두하고 진짜 사표를 던질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나만의 정답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면 할수록 더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블라인드, 잡플래닛, 브런치, 책 등을 통해 현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동경하는 직업의 단점도 같이 알게 되어 내가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이 일에 뛰어들 수 있을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결국, 다시 원점이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다.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다. 하나를 정하여도 그 하나가 진짜 내가 원하는 건지, 그 길을 택해서 평생 후회 안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재미로, 해보고 싶은 일이어서, 관심 있는 일이어서 도전했다가 그 회사가 너무 열악하거나 그 조직의 사람들과 너무 안 맞아서, 월급이 너무 적어서 먹고 싶은 것 하나 제대로 못 사 먹으면 어떡하지. 그렇게 일어나지 않은 상황들을 가정하고 최악의 경우의 수들까지 걱정하고 나면, 나는 어떤 선택도 하지 않고 내가 그은 선 안에서 “여긴 그래도 안전해”라고 자기 위로를 하며 또다시 거대한 생각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 제자리걸음이다. 퇴사와 이직이라는 반복되는 고민의 늪이자 뫼비우스의 띠. 벗어날 수 없다.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2가지로 간단하다. 이 일을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 과감한 결정은 필수다.


나는 미래학자도, 예측가도, 점쟁이도 아니다. 모든 걸 미리 예상하고서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해결책을 지금 세울 수 없다. 조금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결정을 과감하게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용기를 낼 수 없다면 이 일을 계속할 의지를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할 거면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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