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밈 Aug 21. 2019

10. 보통의 나에게 건네는 위로

문득 든 생각

나는 보통이라면 보통이라고 할 수 있고, 평범하지 않다면 평범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평범하지 않은 성격에 평범하지 않은 학교를 졸업한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보통의 사람일 뿐이다.


나는 보통의 가정에서 보통의 여자로 태어나, 보통의 학교를 졸업하고 보통의 직업을 가졌다. 너무나도 평평하고 평범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리고 오늘도 보통의 하루를 보낸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주위를 둘러보면 특별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부터 태어날 때부터 예쁜 사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 재치 있는 말재주가 있는 사람, 순발력과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 등. 그런 반짝이는 사람들 속에서 보통의 나는 희미해질 뿐이다.


하루하루,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나서 '꼭 이렇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어도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득실대는 이 세상에서 굳이 이렇게 아등바등 보통이라도 되고자 발버둥 쳐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고 싶다. 이미 내게 주어진 것들은 선택할 순간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 내 상황과 능력에 따라 그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가야 하니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싶다.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가는데, 그 이유 하나면 괜찮지 않을까. 저 반짝거리는 사람들은 그냥 그들의 삶을 살게 놔두고, 나는 오로지 나만 보고 재미있게 멋지게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보통의 나라도 괜찮다. 손에 아무것도 쥔 게 없고 아름다움을 뽐내지 않더라도 그냥 '나'로서 살아있으니까 열심히 ‘나’로서 살아가면 된다. 누군가가 부럽게 느껴질 때도, 비교하게 될 때도, 절망하게 될 때도 있겠지만. 결국, 세상을 보고 느끼며 생각하는 주체는 '나'다. 내가 나를 내버려두면 누가 나를 끌고 갈까. 부럽게 느껴지는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없는 것처럼 지금 내 인생도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나'에게 집중하고, 가만히 방치해두지 말자. 스스로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지 말자.


나는 내 모습을 바라볼 수 없다. 그래서 나의 반짝거림을 스스로 아직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내 반짝임을 일찌감치 알아봤을 수도 있고 앞으로 알아채 줄 수도 있다. 그러니 보통의 하루를 무심하게 흘려보내지 말자. 나를 부지런히 챙겨서 아껴주자.


오늘도 보통의 하루를 보낸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나를 놓아버리지 않는 이상 부단히 노력하면 적어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밤하늘의 별빛도 이미 수백광년 전에 뿜어져 나와 그 오랜시간 지구로 달려온 빛이듯, 지금부터라도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면 수만 시간 뒤에는 누군가가 나에게서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보통의 하루를 보내더라도 적어도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에는 나도 빛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내 노력에 의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