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밈 Aug 29. 2020

19. 쉬다=휴대폰 만지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빈 시간엔 휴대폰을 항상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세상 시끌시끌 난리인 기사와 빨리 이걸 사라고 재촉하는 쇼핑 광고, 재미있는 웃긴 짤, 누군가의 잡다한 고민 글을 읽었다. 그중 무언가는 나에게 유용했겠지만 대부분은 쓸데없는 가십거리에 불과했고 그 순간이 지나면 필요 없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화장실에 갈 때도, 버스를 기다릴 때도, 점심시간에도 항상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그곳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일상을 탐미하는 순간 내 소중한 인생의 시간은 의미 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새 나의 일상 속, '출근-회사-퇴근-집-수면' 사이클 사이사이에 휴대폰 보는 시간이 가득 차 버렸다.


세상의 뉴스는 쉼 없이 바뀌는데 나의 모습은 정체되어 있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은 항상 뒷전이었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고 검색하고 찾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쉰다는 것은 '휴대폰을 만지며 시간을 때운다'라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그냥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던 때가 언제였더라. 누군가의 카카오톡 프사를 구경하거나 블로그를 구경하거나 유튜브를 보지 않고 오롯이 나만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 생각 속을 유영하던 시간이 언제였지.


급하게 무언가를 찾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나는 가만히 멈춰 있어도 된다. 모든 것을 알지 않아도 된다. 그게 바로 쉬는 것이다.


쉰다는 건 무언가를 쉼 없이 확인하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그 시간을 음유하는 것이다. 가만히 멈춰 서서 주변의 공기를 느끼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나는 쉴 때조차 휴대폰을 만지느라 쉬지 못했다.








내 눈은 무척 쉬고 싶었을 텐데.

가만히 눈을 감고 손을 멈춘다.

우리는 인생을 천천히 살아가고 그 순간순간을 느끼고 소중히 할 필요가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