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게... 불과 한 두 달밖에 안되었지만 1년 넘게 글을 쓰고 있는 나보다 구독자 수가 많고 글 하나만 올려도 좋아요 수가 백개, 이백 개씩 달리는 작가가 있어."
내가 쓰고 싶어 하는 감성적이고 따뜻한 글들을 쓰고 있는데, 나도그런 글들을 쓰고 싶지만 막상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걱정, 불안, 다짐 같은 현실적이고 딱딱한 글들만 쓰게 된다고.그 사람이 부럽고 내가 초라해져서 글을 못쓰겠다고 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반짝하고 떴던 그 많던 가수들도, 더 젊고 인기 많은 아이돌, 스타 가수들에 밀려 점점 사라지는구나. 왜 그들이 앨범 내는 걸 주저하는지 알 것 같았다.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걸.
난 너의 글이 좋은데? 난 오히려 그런 현실적인 글들이 좋아. 너도 너만의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분명 빛을 볼 날이 올 거야.
거북이의 한 마디에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래, 나는 글을 쓰고 싶어서 쓰는 건데.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괴로워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는데. 이게 쓰다 보니 숫자로 측정되는 조회수, 좋아요 수, 댓글 수에 은근히 신경 쓰이게 된다. 그 숫자가 높아야만 마치 좋은 글이고 인정받은 글인 것처럼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저 내 생각과 감정, 그날 하루의 일을 쓰고 싶어서 쓴 것뿐인데. 나는 왜 숫자에 얽매여 자책감을 느끼는 걸까?
그 날, 오래된 글에 브런치 댓글 알람이 떴다.
글이 항상 현실적이어서너무 빛나요!응원합니다!
마침 거북이와 이런 대화를 하고 있던 찰나에 용기를 불어넣어준 크나큰 한 마디였다.신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가 툭 나타나 힘을 준 것처럼. 타이밍이 기묘했다.
그래. 그 사람은 능력이 좋은 거니잘되면 그걸로 족하다. 그런 글들을 읽고 밑거름 삼아 나는 나만의 글을 써나가면 된다.남과의 비교가 제일 쓸데없는 짓이라고하지 않았던가.
글을 잘 쓰는 이들도, 아직까지 갈 길이 먼 나도, 모두 모두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하얀 눈이 소복이 덮인 길을 걸어갈 때처럼 나를 앞질러 멀리 나아가는 그들의 발자국을 보면 쫓아가고 싶어 안달도 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걸음을 바삐 옮겨 가기 때문에 내 앞에서 금세 사라져 있을 것이다. 어느새 눈은 소복소복 내려 푹 파인 발자국을 흔적도 없이덮어버린다. 그러고 나면 다시 고요한 나만의 세상이 찾아온다.
하얀 도화지처럼 쌓인 눈 위에 한 걸음 한 걸음 나만의 글을 써나가면 된다. 그 글들은 아마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눈물이 날만큼 맵고, 시고, 짤 테지만 인생사 다양한 맛을 느껴볼 수 있으니 그걸로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