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_헨리 데이빗 소로우
소로우의 월든을 읽기 시작한 지 1년을 한참이나
넘기고서야 마지막장을 넘겼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책을
읽는다는 건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
더구나 19세기 중반에 쓰인 대자연의 서사를 다룬 고전을 읽는다는 건 책이 태어나고 살아남은
시간만큼의 인내를 요구했다
읽다 멈추길 반복하며 한동안은 아예 이 책의 존재마저 잊고 지냈다
최근에야 마음 한구석 부담으로 남아있던 이 책에 일독이라는 형식의 꼬리표를 붙여
책꽂이 속으로 들여보냈다
워낙 긴 시간 쪼개어 읽은 탓에
벌써 앞단의 내용들이 많이 흐릿하지만
기억과 감정의 잔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정리를 해 놓고 싶었다
날 선 도끼 같은 책들을 파헤치다 보면 그 명징함에 찔리고 베인 상처를 싸매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소로우의 말처럼 격렬한 지적 탐구 후에 찾아오는
권태감에 벌어진 마음의 틈을
메꿔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욕망의 문명을 힘들게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대자연의 위로가 필요할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이 책을 집어 들게 자명하다
아니면 스스로 자연의 품으로 걸어 들어가 안기든지.....
시인, 탐험가, 목수, 농부, 교사, 노동자, 측량기사,
실천주의적 사상가, 주체적 자유인, 기독교적 무신론자, 종교적 다원주의자, 그 무엇보다
자연 그 자체로 존재하고자 했던 한 인간
1847년 9월 6일 월든호수를 떠나기까지 2년간 이어진 월든호수에서의 실험적 삶을 통해
-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 욕망의 바퀴로 굴러가는 문명에 대한 실랄한 비판
결국 자연과 인간은 정서적 실존적으로
상호의존적 관계이며 자연과 인간은 정복과
투쟁의 대상이 아닌 사랑과 탐구의 대상임을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순수함을 되찾는다면
우리 이웃 안에도 순수함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월든, 17_봄 )
아픈 사람에게 의사는 현명하게도
공기와 장소를 바꾸어볼 것을 권한다.
( 월등, 18_맺는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