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요즘 날씨는 폭력적이다. 극한의 더위는 수은주가 단 한 번도 도달해 보지 못한 불가능한 영역에 쉽게 도달했고, 나날이 영토를 확장해 가고 있다. 우리는 오늘도 냄비 속 감자처럼 태양 아래 푹 삶아지고 있다.
우리의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은 쉽게 끓어오르고 때론 소름 끼치게 냉담하다. 그래서 이 세상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춥다. 이제 자연은 우리의 자만함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다. 그동안 많이 참았고, 많이 너그러웠으며, 많이 베풀었기 때문이다. 우린 참 무렴하다.
'문학의 바다에서 나를 만났다.' 다섯 번째 작품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다. 헤세가 동양 사상과 종교에도 깊은 관심과 통찰을 지니고 있었음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나와, 나무 하나, 돌맹이 하나, 바람 한 점까지 모두가 동일체임을 그래서 세상 모든 게 사랑의 대상임을 깨닫는 지혜를 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브라만 계급의 영특한 소년 싯다르타가 진리의 깨달음을 찾아 순례를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숲으로 들어간 싯다르타는 사문이 되어 수행을 하게 된다. 수행이 깊어지자 스승의 가르침에 회의를 느끼며 그곳을 뛰쳐나온다. 세존인 부처까지 만나 보지만 깨우침을 향한 그의 갈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수행을 통해 무아경의 깊고 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마음과 육체를 초월한 인식의 자유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수행과 누군가의 가르침으론 결코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운명에 자신을 온전히 내 던짐으로 욕망의 달콤함과 공허함을 느끼며, 희로애락으로 덜컹거리며 돌아가는 윤회의 수레바퀴에 매달린 체 거친 중생의 삶을 살아간다.
시간이 흘러 늙은 그는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즉시 모든 걸 버리고 다시 순례길을 걷게 된다. 젊은 시절 그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었던 뱃사공의 도움으로 마침내 자신을 속박하던 자아를 벗어 버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자신의 과거 삶과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환상을 보게 된다. 그 순간 그토록 갈망하며 찾고자 했던 진리의 깨우침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이 선과 악,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 과거와 미래와 같이 양극성으로 나누어진 것이 아닌 하니의 단일성의 세상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이 하나이고 그 자체로 완전성을 지니고 있음으로 그 어느 하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결국 그의 깨달음은 "사랑"이었다.
"우주-돌멩이-흙-먼지-아담-나-먼지-흙-돌멩이-우주" 이 세계에 꽉 들어찬 별과 바람과 강물과 생명 그리고 그것들과 완전한 단일성으로 존재하는 나...!
[이 세계는 매 순간순간 완성된 상태에 있으며, 온갖 죄업은 이미 그 자체 내에 자비(慈悲)를 지니고 있으며, 작은 어린애들은 모두 자기 내면에 이미 백발의 노인을 지니고 있으며, 젖먹이도 모두 자기 내면에 죽음을 지니고 있으며, 죽어가는 사람도 모두 자기 내면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_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