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by sinwolrang

'세상과 자신의 죽음에의 동질성으로부터 무관심의 부조리한 세계와 자신의 세계가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마침내 세상과 화해한다.'


엄마의 죽음에 대해 조차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는 '뫼르소'는 언뜻 보기에 사회부적응자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 일반적 가치와 규범을 부정한다고 해서 '뫼르소'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는 성실한 노동자였고 이웃을 존중하며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지키며 살고 있었을 뿐이다.

세상이 부를 얻거나 출세와 정욕을 위해 욕망으로 끓어오르는 거리를 어슬렁 거릴 때 그는 조용히 그늘진 뒷골목을 돌아 자신의 내면으로 향한 길을 충실히 걸었을 뿐이다.

그의 단 하나의 운명은 그를 살인자로 만들고 세상은 그가 엄마와 엄마의 죽음에 무관심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내린다. 세상은 자신들이 세워놓은 사회규범의 틀에 벗어난 반항적이며 이단아와 같은 '뫼르소'를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 결국 '뫼르소'는 자신의 엄마 때문에 죽게 된 셈이다.

사형집행을 기다리던 '뫼르소'는 부속신부의 끈질긴 회심의 권유마저 단호히 거부하며 오히려 신부에게 절망감을 안긴다. '뫼르소'는 끝까지 세상에 대해 이방인이자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 결국 신부는 절망스러운 모습으로 눈동자 가득 눈물이 고인 채 뒤돌아 나간다. (신부의 눈망울에 고인 눈물이 왠지 '뫼르소'를 향한 신의 안타까움과 연민의 결정처럼 느껴졌다) , 하지만 인생의 종착지이자 죽음의 최 전방인 양로원에서 조차 엄마가 새로운 삶의 희망을 품었던 것 같이, '뫼르소' 역시 자신의 죽음 앞에 세계가 자신과 자신이 세계와 다르지 않음을, 그 동질성에 비로소 행복감을 얻는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고 공동의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 역시 타인의 세계에 대해 이방인이며, 타인 또한 내 세계에 있어 이방인이다. 우리는 사회문화, 종교와 신념, 사상과 정신의 이방인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 그 속에서 수많은 부조리와 부조화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인간을 향한 화해와 용서, 포용과 존중이 아닐까! 우리가 인간 본질인 한계의 동질성을 잃지 않는 다면 세상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한계 너머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음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배심원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동인형 같은 여자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피고인 '뫼르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사의 논고는 타당했으며, 변호사의 변론은 유치했다. 그러다 문득 놀랐다. 내 마음이 얼마나 많이 타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으로 괴이하게 옹이 져 있는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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