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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 Dec 06. 2023

혼영의 매력을 아시나요?

삶을 대하는 자세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은 꽤 많다. 영화관에서, 집에서, 또는 카페 같은 다양한 장소에서 영화를 보곤 한다. 내 방 포근한 침대 속에서 보는 영화도 물론 좋아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혼자 영화관을 방문하여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시간에나 보는 것은 스스로에게 용납할 수 없다. 내가 혼자 영화를 볼 때 항상 선호하는 시간대가 있다. 사람이 적은 심야 또는 애매한 오후 시간에 보는 것이다. 조조영화를 본다면 오후보다도 사람이 적겠으나,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 나이기에 차선책으로 오후, 그것도 일부러 사람이 적은 ‘애매한’ 오후 시간을 택했다.


혼자 영화를 볼 때 양옆에 사람이 가득 찬 바글바글한 영화관이라면 혼자 보는 의미가 없다. 텅텅 빈 영화관, 띄엄띄엄 몇 자리 없는 사람들, 사람냄새로 가득 찬 영화관이 아닌 어딘가 씁쓸한 향기가 나는 영화관이 내가 혼자 영화관을 찾는, 즉 혼영을 하는 의미가 된다.


온전히, 그리고 오로지 영화관, 영화, 나만 있는 듯한 느낌을 원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고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 쓸쓸하지만 화면 속에 나오는 영화가 나의 고독을 채워준다는 느낌이 나는 너무 좋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광고들이 나오는 영화관에 들어가 양 쪽 팔걸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사람이 거의 없어 느껴지는 고요 또는 가끔 들려오는 듬성듬성한 말소리는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영화를 보는 도중 가끔 좌우를 돌아보곤 한다. 양 옆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인식하려는 행동이다. 돌아보았을 때 보이는 사람은 나에게 영화와 현실의 뚜렷한 경계선으로 느껴지지만, 사람이 없다면 상영 시간만큼은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만족감은 영화가 끝나고도 사라지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나에게 나가자고 재촉하는 사람이 없음은, 온전히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받아들일 수 있음은 크나큰 만족감을 나에게 가져다준다.


혼영의 매력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영화와 나만 존재하는 세계로 여행을 다녀오길 바란다.

한 번 여행을 다녀온다면, 다음 여행이 반드시 기다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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