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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 Dec 07. 2023

평범하게 하루를 보낼 때

삶을 대하는 자세

오늘 내가 느낀 것이 이리도 없었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작은 내 책상 앞에 앉아 노트를 펼치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도 글을 써야지 하는 생각으로 볼펜을 이리저리 굴려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화요일과 수요일로 카페 출근 날짜가 바뀌었다. 무엇을 잘못 먹었는진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복통과 비와 함께 찾아온 추위 덕분에 심해진 비염으로 카페에서 일하는 이틀 동안 꽤나 고생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전에 나갈 일정이 없던 오늘, 목요일은 맞춰놓은 알람 없이 기분 좋은 늦잠을 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도 훌쩍 시간이 지난 오후 12시경 눈을 살며시 떴다.


침대 머리맡 바로 위에 있는 커튼 사이로 쨍쨍한 햇빛이 존재감을 펼치고 있었다. 방문을 닫아놔서 그런지 아니면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집의 소리는 고요했고, 이불을 폭 덮고 있던 나는 기분 좋은 나른함에 한동안 빠져있었다.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예약해 놓은 피부과를 다녀왔다. 그리고 자주 가던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거의 비슷한 일상을 보내기에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비슷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노트북, 그날 손에 잡히는 책 한 권만 있으면 그날 하루는 특별하지 않은 아주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하루가 된다. 그 만족스러움을 글을 쓰며 깨닫게 되다니, 느낀 점이 하나도 없었다는 아까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평범한 일상의 반복을 지루함으로만 느낄 수 있겠으나, 감사함으로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했다.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고 무탈하고 평범하고 잔잔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쉴 때는 온전히 쉬어야 하는 법. 그래야 다음의 전진을 할 수 있다. 지금 보내고 있는 평범한 일상은 하나의 쉼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다음을 준비하는 단계를 보내고 있는 나는 이 온전한 쉼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 다시금 달려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생긴 이 공백기를 어쩔 수 없이 흘려보내기보단 즐기고 싶기에, 성급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오직 감사함으로 평범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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