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하나의 연재글을 마무리하면서 이제 어떤 글을 써야 하지 하는 생각에 쉽게 펜을 잡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3년의 마지막 날에 다시 펜을 잡았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글쓰기에 임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올해의 마지막 글을 써본다.
아쉬운 한 해라고 매 순간 생각이 들었지만,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돌아보니 나름 알차게 보낸 것 같다. 무엇보단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아직 이루지 못했고 수많은 시간을 감내하며 나아가야 하는 길이라, 그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말하고 싶다.
많은 이들과 멀어지고, 적은 이들을 품은 한 해를 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관계를 좁혀 간다는데,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마음이 통하는 몇 명이 있음에 감사하다.
누군가에게는 지나간 일 년이 기쁨으로, 누군가에게는 슬픔으로, 누군가에게는 뚜렷한 감정 없이 흘려보낸 일 년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글을 자주 쓰지는 못 할 것 같다. 꾸준히 쓰려고는 하겠으나, 가끔 지칠 때 작은 내 마음을 끄적이기 위해 나타날 것 같다.
어제, 그러니까 12월 30일에 온 세상이 새하얗게 뒤덮였다. 일 년 동안 쌓였던 수많은 흔적을 눈이 덮어주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라고 카페 창 밖의 하얀 세상이 말해주었다.
눈과 함께 쓸려내려 간 그 자리에 각자의 이야기를 다시 새기길 바란다. 새롭게 만나는 24년은 모두에게 빛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4년은 꽤 길었던 휴학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려고 한다. 여러 가지 공부와 일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낼 것 같다.
그래도 감사하려고 한다. 매일 조금이라도 몇 줄이라도 글을 적으려고 한다. 매일 몇 장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한다.
새로운 길을 나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래의 소중한 마음이니까.
축복이 가득한 2024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