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할 줄 알았지만, 과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나는 모든 게 새로워질 거라 믿었다.
이전의 일들은 끝났다고, 이제는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활발하고 말이 많아서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고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면서 관계가 더욱 좋아지고 친해졌다.
그때의 나는 다시 웃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이 바뀌면서 새로운 친구들 중 낯익은 얼굴을 보게 되었다.
너무 놀라서 말을 할 수가 없었고, 등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초등학교 때 나를 괴롭혔던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어 1년을 같이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나는 기억하기가 싫어서 모른 척 지나쳤지만, 그들의 시선은 이미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실의 공기는 차갑게 변하기 시작했다.
입학하고 친해진 친구들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나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으려고 했다.
내가 교실에 들어서면 조용히 멈추는 대화, 내 뒤에서 비웃는 웃음소리, 차갑게 바라보는 시선들.
아프지만 익숙한 감정이었다.
다시 시작된 악몽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기억하기가 싫어서 모든 반응을 안 했다. 애써 모른 척했던 것이 나 자신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조금만 참으면 괜찮을 거야"라고 아프고 힘든 시간을 꾹 누르고 참았던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 상태로 나를 가만히 두었다.
하루하루 쌓이는 작은 말과 행동이 서서히 내 마음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물건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지만, 혼자 남겨진 일이 많아졌다.
외부활동으로 나가는 시간은 끔찍하고 괴로웠다. 차라리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나가서 외부활동을 하게 되면 혼자 있는 나 자신이 더 눈에 띄어서 싫어졌다.
용기를 내어서 담임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구해봤지만, 더 어려움이 찾아왔다.
선생님들의 조언이 더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니?"
"노력을 안 하는 거 아니니?"
"너무 사회성이 없어서 문제다."
담임 선생님이 결국 공부 잘하는 1등에게 부탁하듯 챙겨주라고 한 말이 문제가 더 생겼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더 아프고 괴로웠다.
그 계기로 반에 있는 일진에게 더 찍혀서 괴롭힘을 받았다.
그 후로 나는 점점 작아지고 쉽게 용기를 내서 말할 수가 없었다.
매일밤 누워서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눈을 뜨면 학교라는 감옥에 가야 했고, 교실이라는 감방 속에서 온갖 악질적인 죄수와 생활하는 나는 살아갈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두렵고, 쉬는 시간조차 휴식이 아닌 소음이었다.
아침마다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은 발에 큰 돌을 묶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교문 앞을 지나 학교로 들어가서 걸으면서 눈물이 고일 때가 많았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나에게는 버텨야 하는 하루를 살아가야만 했다.
그때의 학교생활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끝나지 않은 과거의 상처를 마무하는 어둠의 연장이었다.
차라리 중학교를 가지 않았더라면 괜찮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예전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무너짐 속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매일을 버티며 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