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하루를 지나며

몸이 버거운 날,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by 하루
KakaoTalk_20251114_184847303.jpg 왼쪽(나), 오른쪽(친한 언니) 이 별처럼 언젠가는 나도 빛나길 바라며...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두통은 오늘 아침까지 이어졌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몸이 으슬으슬했고, 밤새 체온이 더 떨어진 듯했다. 그래도 일어나야 했다. 침대 끝에 발을 내리자마자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지만, 천천히 화장실로 걸어갔다. 따뜻한 물이 닿자 굳어 있던 몸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샴푸와 린스를 하고, 바디워시로 천천히 몸을 씻어내며 “그래, 오늘도 시작하는 거야.”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거울 앞에 서니 여전히 정신이 덜 깬 얼굴이 비쳤다. 드라이기를 켜고 머리를 말리며 몸이 조금씩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버거워도, 하루는 이렇게 또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요즘 아토피가 다시 심해져 손등은 갈라지고 터졌다. 작은 움직임에도 따끔거렸지만, 어느새 익숙해진 통증이었다. 어제는 메스날에 깊게 베였던 탓에 손가락까지 다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참 많은 일을 해온 손인데, 늘 상처투성이로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괜히 미안했다. 그래서 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오늘도 잘 부탁해. 너 때문에 내가 버티고 있어.”


오전엔 멀리 있는 거래처에 다녀왔다. 주차 공간이 없어 멀찍이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데, 겨울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이상하게도, 춥고 머리가 멍한데도 걷는 동안에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침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으니, 잠시나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운동도 하고 있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 며칠 전 무리했던 탓인지 근육통이 남았고, 머리는 계속 무겁다. 잠도 깊게 들지 못해 피로가 쌓여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유난히 몸과 마음이 동시에 피곤했다.


게다가 요즘 쓰는 글이 마음의 무게를 더한다. 오랫동안 묶여 있던 기억을 꺼내어 문장으로 옮기는 일은
그때의 감정과 다시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쓰는 동안 마음이 흔들리고 복잡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변화는 있다. 문장을 쌓아갈 때마다 어딘가 미세하게 치유되는 감각이 찾아온다는 것. 하지만 동시에 의문도 따라온다.


“이 길이 맞는 걸까?”

“이미 지나간 상처를 굳이 다시 꺼내야 하는 걸까?”


아직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확신도 없다.


하지만 지금 확실한 건 단 하나다. 나는 멈추지 않고 쓰고 있다는 사실. 몸이 불편해도, 마음이 불안해도,

오늘의 나를 버티고 있다는 것.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가장 먼저 아는 사람도 바로 나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아주 작은 속삭임처럼 나에게 말해본다.

“지금 이 속도면 충분해.”
“흔들려도 괜찮아.”
“나는 살아내고 있으니까.”


아직 정확히 어디에 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배우고, 다시 익히고,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이 과정도 언젠가 지나갈 것이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선명한 나로 서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는 지금의 나는 그 사실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견딜 수 있다.


오늘은 힘들었지만, 내일은 조금 더 괜찮아질 거라 믿어본다.


#일상글 #에세이 #회복의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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