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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유 Jul 10. 2024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힘

고단한 일상 속 행복과 긍정의 발견 29

버스를 놓치고

조금 빨리 올걸 후회한다


다음 버스를 기다릴까

1시간이 걸린다


차를 잡을까

그냥 지나친다


택시를 부를까

요금이 비싸다


결국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지루하다


다음 정거장으로 걸어가자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고서


급하게 가지 않아도 되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힘은

멀리 있는 목적지를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음 정거장으로 걸어가는 것이리라



ⓒ 유신유






아이를 등 하원시키기 위해 버스를 탔던 때가 있었다.

늦게 준비해서 몇 번 놓친 적이 있는데

바로 앞에서 냉정하게 떠나는 버스기사님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그렇게 떠나 준 것이 감사했다.

만약 버스 기사님이 기다려주거나 세워주셨다면

그 순간은 고마울지 몰라도

또 늦게 와도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게 될 테니,

오히려 그냥 지나쳐준 것이 감사한 일이다.


다음은 늦지 않게 준비해서 기다리니

여유롭고 당당하게 버스를 탄다.



버스시간이 한참 남아 기다려야 할 때

아이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서 다음 정거장까지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

함께 걸어가니 무료하진 않았다.


우리 인생길도

한 정거장 두 정거장씩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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